"뜨끈한 어묵 한 그릇 하세요. 따끈한 차도 있어요."
새해 첫날, 해맞이를 나온 주민에게 8년째 어묵을 대접하는 용띠모임 친목회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구 동구 신암1동 육공회(회장 이태원)이다. '육공회'는 신암1동에 거주하는 1964년도 출생 동갑내기 11명이 친목을 다지기 위해 2004년 결성한 부부모임 단체다.
이들은 매년 동구 신암공원에서 해맞이 나온 주민들에게 어묵과 차 나눔 봉사를 해오고 있다. 동네 해맞이 구경을 나섰다가 주민들이 추위에 꽁꽁 언 손과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보고 회원들이 회비를 보람 있는 데 쓰자며 의기투합, 어묵나눔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임진년 새해 1월 1일 새벽 5시. 신암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캄캄한 어둠 속에서 타닥타닥 장작불 타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일출을 보기는 이른 시간임에도 두터운 외투에 목도리,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육공회 회원들도 덩달아 바빠진다. 가스를 설치하고 큰 솥에다 맛국물을 붓는다. 탁자를 준비하고 어묵을 담을 그릇과 숟가락을 가지런히 놓으면서도 누구 하나 춥고 힘들다는 표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전날 밤 콩나물, 대파, 멸치 등을 넣고 푹 우려낸 맛국물에 어묵을 넣자 구수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뜨끈한 국물에 추위를 녹이려는 주민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준비한 400인 분의 어묵이 순식간에 바닥이 드러났다. 이날 해맞이 하러 나온 최낙조(신암1동) 어르신은 "동네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매년 주민들을 위한 따뜻한 나눔 행사를 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칭찬했다.
회원들의 단합과 정성이 곁들어진 어묵 맛이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찾아오는 주민들이 해가 갈수록 많아져 회원들은 즐겁기만 하다. 방현철 총무는 "어려운 경기에 먼 곳까지 가지 않고서도 해맞이 구경나온 주민들께 몸을 녹여주는 봉사를 하게 돼 기쁘다"며 "맛있게 잘 먹었다며 고마워하는 사람들 덕분에 올 한 해 사업이 번창할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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