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매시장 규모를 놓고 롯데와 신세계 산하 연구소는 각각 234조원, 232조원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 8.2%에는 못 미치는 7%대 성장에 불과한 결과이다. 하지만 유통시장에선 벌써부터 230조원에 이르는 소매시장을 잡기 위해 불꽃 튀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의 성장률은 작년보다 떨어지는 반면 홈쇼핑과 편의점은 20%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매출 하락세가 예고되는 대형마트의 경우 활로 모색을 위해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쏟아 낸다'는 전략을 짜 놓았다. 치솟는 물가 현실 속에서 살아남은 방법은 가격 경쟁력으로 보고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 단가를 최대한 낮추자는 전략이다.
대형마트 '빅3' 가운데 이마트는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49만9천원짜리 32인치 LED TV 및 반값 원두커피 같은 제품을 올해도 출시하고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홈플러스는 스타일몰을 유아용품 전문 소매점으로 차별화시키는 전략을 세웠고, 롯데마트는 '통 큰' 차별화 전략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대형마트 시장은 2008년 30조원에서 5년 만에 40조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급증하는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빅3'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빅3가 가격을 경쟁 대상으로 삼은 만큼 위축된 서민 경제에 얼마큼 순기능을 발휘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형마트와 함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는 백화점도 살아남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복합쇼핑 트렌드에 맞춰 신규 출점과 증축을 통한 기존 점포 대형화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롯데는 경기도와 충청도에 올해에만 3개 점 출점을 예약했고 현대와 신세계도 각각 1개씩의 지방 분점을 짓고 있다. 이와 함께 백화점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울렛 온라인몰 등 신사업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슈퍼마켓 등 신업태에 도전할 계획이다. 롯데가 3월에 선보이는 프리미엄 온라인 몰과 신세계의 프리미엄 식품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상황과는 다르게 편의점 시장은 고성장이 예상된다. 동네 슈퍼나 식당을 운영하다 '쓴맛'을 본 자영업자들과 퇴직전선에 합류한 '베이비 붐' 세대들이 대거 편의점 가맹점 사업에 뛰어들면서 올해도 5천여 점이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편의점 숫자는 2만여 개, 전국 구멍가게 수가 5만 개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편의점이 들어설 자리는 1만~2만 개는 더 있어 보인다.
편의점 회사들도 가맹점 확산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나서면서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다. 업계 1위인 훼미리마트는 자신의 점포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을 더 많이 내놓기로 했다. 그래야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고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GS25는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내도록 관리하는 등 기존 사업 확장과 내부 역량 강화에 3천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과 레토르트 식품 등을 매달 1, 2개 이상 선보이는 방식으로 간편 식품 라인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유통업계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홈쇼핑 업계도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되는 새해에도 20%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는 자체상표 및 단독'독점 상품을 개발해 매출을 올리는 한편 실속형 상품을 강화해 주머니 가벼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면서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중국시장에서 뿌리를 내린 CJ오쇼핑의 경우 일본'인도'베트남'태국까지 공격적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해 놓은 상태이고 GS숍도 지난해 태국에서 '트루 GS' 방송 시작을 계기로 인도'중국 등에 오프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다. 이들이 해외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앞으로 홈쇼핑의 미래는 온라인 시장으로 이동될 것으로 판단하고 "미리 국경의 벽을 허물어 놓자"는 고도의 전략이다.
홈쇼핑 시장이 커짐에 따라 업계 경쟁도 치열해졌으나 올해는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CJ오쇼핑이 GS숍 매출을 5년 만에 누르며 정상을 차지하는 등 10여 년간 이어져온 업계 순위 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업체들의 피 튀기는 혈전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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