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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3인 3색' 출사표…삼성·현대·LG 총수

선진국들의 경기침체와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률 둔화, 여기에 내수시장 위축 전망까지 나오자 대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 현대, LG 총수들은 '3인 3색' 새해 출사표를 내걸었으나 위기극복 해법이 현장에 있다는 점에서는 뜻을 같이했다.

3개 기업 총수 모두 이달 2일 신년하례식으로 올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71세 생일을 맞은 9일 만찬을 한 뒤 이튿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이 회장의 해외 일정 대부분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것이었지만 올해는 삼성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할애할 것"이라며 현장 참석을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회장은 2일 시무식 직후 계열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신년 경영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설 이후 본격적인 현장 챙기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에도 4차례 해외 현장을 방문한 만큼 현장 독려에 신경을 쓰고 각별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새해 첫 주 LG전자 연구개발시설 등 주요 사업장을 방문하고 3D TV와 스마트폰 등 전략 상품을 직접 점검한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전자 계열사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관련 신제품 개발과 판매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2월 경북 구미 태양전지 공장과 충북 오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시작으로 무려 9차례나 지방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행보를 보인 3인의 총수지만 신년 일성만은 달랐다. 이 회장의 경우 올해 화두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최근 "우리는 다행히 과거에 이익이 난 게 좀 있으니까,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오히려 투자를 좀 줄여야 하는데,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보면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해서 다른 기업이 더 투자를 많이 하도록 유도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외형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2일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열린 그룹 시무식에서 "올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업체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내실 있는 경영활동을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외된 계층을 보살피는 사회공헌과 협력업체와의 공생발전을 더욱 강화해 경제와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사회적 책임 문제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예년에 비해 강도 높은 주문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구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한 각오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해 성과를 낼 시기"라며 "고객가치를 위해 씨를 뿌리고 차별적인 가치를 만들어가고 실천에 있어서도 적당한 시도에 머무르지 말고 될 때까지, 끝까지 도전해 주기 바란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이어 "올해 사업별로 반드시 하나씩은 남다른 고객가치로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자"며 분발을 촉구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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