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영장…朴캠프 윗선 소환 임박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13일 전대 당시 당협 간부에게 돈 봉투를 돌리라고 지시한 혐의(정당법 위반)로 안병용(54)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지난 2008년 전대 당시 여의도 박희태 후보 캠프 사무실 아래층 방에서 자신의 지역구 구의원 5명에게 현금 2천만원을 건넨 뒤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원씩 전달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승덕 의원의 폭로와 한나라당의 수사의뢰로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물은 안 위원장이 처음이다.
안 위원장에게 적용된 정당법 제50조 2항은 후보자, 선거운동관계자, 선거인 등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도록 지시하거나 권유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재오계인 안 위원장은 2008년 18대 총선 때 이 의원과 나란히 서울 은평 갑·을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고 이후 박희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이 이틀간 조사에서 구의원들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전날까지 불러 조사한 구의원들이 안 위원장으로부터 돈 전달 지시와 함께 2천만원을 받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함에 따라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우려, 말 맞추기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 위원장이 돈과 함께 건네준 2장짜리 문건에 서울지역 등 38개 당협위원장 이름 등이 적시돼 있어 돈을 살포하는 데 문건이 쓰였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문건에 거명된 인물 전원이 돈을 건네려 했던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안 위원장이 구의원들에게 건넨 2천만원의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박희태 후보 캠프 재정담당자 개인계좌를 비롯해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된 공용계좌 등에 대한 추적 작업을 통해 의심스러운 뭉칫돈의 입출금 흔적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고 의원실에서 돈 봉투를 돌려받은 것은 물론 돈을 직접 전달한 인물로 의심되는 박희태 의장 전 비서 고명진(40)씨의 이메일 송수신 기록을 전날 국회사무처로부터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고씨에 대해서도 조만간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 전달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가 시작되면서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자금과 조직을 관리했던 '윗선'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검찰은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재정·조직을 담당했던 박 의장의 전 보좌관 출신 조모씨와 공보·메시지 업무를 맡았던 전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 이모씨를 우선 조사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돈 봉투를 돌려받은 뒤 고승덕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는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전날 보수단체 관계자 2명이 오는 15일 열릴 예정인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의 금품 살포 의혹에 대해 고발함에 따라 이날 오후 고발인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중앙지검 특수부와 공안2부 검사 1명씩을 공안1부로 차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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