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총통선거 D-1 예측불허 접전

대만 총통선거 D-1 예측불허 접전

'마잉주의 재선이냐. 여성 총통의 탄생이냐.'

대만 총통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야당인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여) 주석 간의 막판 부동표 잡기 총력전이 벌어졌다.

예측 불허의 접전이 선거 운동 막판까지 계속되면서 양측은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국민당은 13일 41만~69만표 정도의 차이로 마 총통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4% 차이의 승리를 예측한 것이다.

민진당도 자체 분석을 통해 15만~20만표 차이의 승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50만표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대체로 전망했다.

선거가 종반까지 박빙 구도로 진행되면서 중부권의 표심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지역구도의 투표 성향을 보여 왔다. '북부는 국민당', '남부는 민진당'의 구도다.

이런 구도가 이번 선거에서도 이어진다면 타이중(臺中), 장화(彰化), 윈린(雲林), 자이(嘉義) 등 중부권의 표심이 가장 중요해진다.

대만의 경우 1949년을 전후해 장제스의 국민당 정권과 함께 중국에서 건너온 외성인(外省人)은 북부권에, 그전부터 대만에 정착해 살아온 본성인(本省人)은 남부권에 다수가 거주하고 있다. 정책 방향에 대한 선호도를 떠나서 이런 구도가 그동안 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타이베이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류강(劉鋼)은 "남부권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국민당을 싫어한다"라면서 "이런 성향은 한 세대 아래에도 영향을 미쳐 이번 선거에서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류 속에 마, 차이 두 후보는 유세 마지막 24시간을 '적진 공략'에 주력했다.

마 총통은 이날 남부권 대표 도시인 가오슝(高雄)에서 대규모 유세전을 폈다.

지난 8일 이후 처음으로 타이베이, 신베이 등 전통적 지지기반인 북부권을 벗어난 유세 행보다. 오후에는 타이중과 타이베이 도심에서 잇따라 대규모 지지자 집회를 열었다.

이에 맞서 차이 후보는 수도 타이베이 거리 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차이 후보는 거리 유세에서 "한 장의 표의 힘이 결코 적지 않다"면서 '귀향 투표'를 독려했다. 수도권에 진출한 남부권 출신들의 귀가 투표 운동을 벌인 셈이다.

이는 마 총통을 지지하는 20만여명의 중국진출 대만 기업인의 '귀국 투표'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차이 후보는 오후 유세에선 "변해야 한다. 다음 세대 대만 자손들을 위해서도 변해야 한다"고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제3의 후보인 친민당 쑹추위(宋楚瑜) 주석은 "국민이 총통을 걱정하게 할 것이 아니라 지도자는 국민에게 안정감을 줘야 한다"면서 마 총통을 공격하고 나섰다.

지지기반이 겹치는 점을 고려해 본격적으로 여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통선거는 1996년 총통 직선제가 도입된 뒤 5번째 치러지는 총통선거다.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은 투표율 75~80%를 가정했을 때 690만표 전후를 얻으면 당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권자 수는 1천809만명으로 2008년 선거 때보다 77만명 가량이 늘었다.

총통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입법위원 113명 전원을 새로 뽑는다.

지역구가 79석, 비례대표가 34석이다. 하지만 총통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온통 쏠리면서 입법위원 선거는 사실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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