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강력 단속 의지를 나타냈지만 무소용이었다. 안철수, 박근혜 테마주로 대표되는 종목들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의 지난 한 달간 거래실적은 4천223만 주, 총 5조9천766억원이었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은 액수다. 삼성전자는 7조305억원이었다. 시가총액에서는 150분의 1 수준이지만 거래실적에서는 맞먹는 수준으로 손바뀜이 잦았다는 뜻이다. 그만큼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근혜 테마주는 더욱 활발하게 거래됐다.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되는 아가방컴퍼니와 EG의 거래대금을 합치면 삼성전자를 넘어선 8조원대였다.
안철수연구소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기대감으로, 아가방컴퍼니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저출산 대책의 수혜주로 꼽히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금융당국이 거래정지 대책 등 테마주 대응 방안을 쏟아내 정치인 테마주의 이상 과열이 숙지는 듯 보였지만 외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정치인 테마주 저가 매수에 나섰다. 최근 거래내용을 보면 외국인의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연해진다. 이달 5일부터 닷새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에는 정치인 테마주의 이름이 보인다. 순매수 1위는 아가방컴퍼니가 올랐다. 총 65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샀다. 외국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하루를 빼고 연일 사자 우위를 보였다. 이 밖에 솔고바이오, iMBC, 보령메디앙스, 바른손, 메타바이오메드 등 소위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통상 외국인들이 테마주보다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선택하는 경향과 다른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온고지신'을 설파한다. 대선을 앞두고 늘 정치인 테마주는 활기 쳤고 거품이 꺼지면서 역시나 '폭탄 돌리기'였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을 따라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마주 추격 매수의 피해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보기 때문이다. 씁쓸한 대목이다.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종목은 사상누각임에도 이렇게 투자자들이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정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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