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쁜 포퓰리즘 막을 방법은 없는가?

포퓰리즘과 대한민국의 장래/굿소사이어티 엮음/영림카디널 펴냄

◇복지 정책'공약 등 논쟁 심각

토론회 결과물 엮어 해법 제시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치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포퓰리즘 논쟁은 2010년 6'2 지방선거와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각종 복지공약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본격화됐고,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복지정책의 방향이 '선별복지'인가, 아니면 '보편적 복지'인가 하는 것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런 복지 정책과 공약들은 포퓰리즘 논쟁으로 번지면서 우리사회의 기반을 흔들 정도로 온 나라를 혼란과 분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굿소사이어티(재)는 이 같은 포퓰리즘 정책 또는 논쟁을 올바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토론회를 개최했고, 이 토론회의 결과물을 엮어 이 책을 펴냈다.

이화여대 양승태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도덕적인 폄하나 비하의 요소가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용어가 우리의 언어습관에서는 민주주의는 '좋은 것', 포퓰리즘은 '나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소개하면서 이 용어가 생겨난 역사적 사회적 배경과 의미의 변화를 짚어보고 있다. 그리고 포퓰리즘은 언제든지 출현할 수 있는 민주주의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민주주의의 퇴화 현상을 막을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포퓰리즘이 민주주의 헌법 이해와 상충되고, 근본가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갖지 못한다는 주장도 소개됐다. 고려대 장영수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포퓰리즘이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맥을 같이하지만 대의민주주의보다는 직접민주주의라는 인민주권의 형태로 구현되며, 다수결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 교수는 포퓰리즘 정치의 위험성과 이에 대한 안전장치로서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외대 김원호 교수(국제지역대학원)는 포퓰리즘의 대표적 사례로 흔히 거론되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왜 라틴아메리카에서 포퓰리즘 현상이 반복해서 발생하는지에 대해 내재적 원인과 위험성을 정리했고, 서울대 좌승희 교수(경제학부)와 아주대 현진권 교수(경제학과)는 각각 포퓰리즘이 바로 양극화의 주원인이라는 주장과 보편적 복지가 국가에 해를 끼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박덕제 교수(경제학과)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복지확대 요구가 등장하게 된 상황과 배경을 짚어보면서 보편적 복지가 도입되었을 때의 부작용을 선진국 사례를 예로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신문 박창식 논설위원은 포퓰리즘이라는 담론으로 재단하면 현재 우리사회의 복지 논의 흐름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복지정책의 합리성과 타당성을 따지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보편적 복지 요구의 분출이 갖는 사회적 역사적 성격이 무엇이고, 포퓰리즘의 잣대를 적용해서 복지논의를 재단하는 것이 왜 부적절한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매일경제 장경덕 논설위원은 말 없는 다수를 무시하고,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며, 시장원리를 무시한다는 특징을 가진 우리나라의 왜곡된 포퓰리즘 형태를 지적했다.

그렇다면 나쁜 포퓰리즘을 막을 구체적 방법은 무엇일까. 포퓰리즘이 생성된 역사적 맥락과 환경을 성찰하고, 여러 가지 정책 중에서 최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토론을 활성화하며, 다수의 독재와 집단이기주의 압력을 막기 위한 준칙을 정하고, 자유와 평등의 대립을 조화시키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개혁이 그 해법으로 제시됐다. 248쪽, 1만7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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