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고기지 주변은 남극도둑갈매기 밀집서식지"
"남극도둑갈매기(남극스쿠아)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조류여서 기지 공사로 인해 서식환경이 훼손되면 기지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환경영향평가를 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노태호 박사는 15일 장보고기지 건설지에서 일주일간 생물상 조사를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KEI의 노태호 박사와 전동준 박사는 기지 건설지 반경 2㎞ 내에서 남극도둑갈매기 78쌍과 갓 부화한 새끼 68마리, 알 22개를 확인했다.
노 박사는 "다른 서식지와 비교할 때 좁은 면적에 비해 개체 수가 매우 많은 편에 속한다"며 장보고기지 건설지 주변이 '남극도둑갈매기 밀집지역'임을 강조했다.
또 "공사가 진행되는 12~1월은 남극도둑갈매기의 부화시기와 일치한다"면서 "남극도둑갈매기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소음, 대기질 등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보고기지의 이런 생태적 특성 때문에 지난해 6월 열린 제34차 남극조약당사국회의(ATCM)에서 통과된 포괄적환경영향평가서(CEE) 초안에는 남극도둑갈매기 서식환경을 보호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오는 6월 호주에서 열리는 제35차 남극조약당사국회의에 제출될 CEE 본안은 장보고기지 건설의 최종 승인을 결정짓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남극조약의 근본 목적이 남극을 보호하는 데 있기 때문에 남극도둑갈매기의 서식환경을 보호하는 방안은 CEE 본안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전동준 박사가 남극 장보고기지 건설지에서 남극도둑갈매기 개체수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에 정밀조사단으로 참여한 현대건설[000720]이 부지에 설치한 소형 풍력발전기를 두고 KEI와 현대건설이 이견을 보인 이유도 남극도둑갈매기 때문이다.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위해 400W급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번에 설치한 풍력발전기는 CEE 초안에 보고된 풍력발전기와는 구조상 다소 차이가 있는 형태다. 남극도둑갈매기가 발전기의 회전날에 부딪치는 '버드스트라이크'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노 박사는 "남극도둑갈매기를 위협하는 풍력발전기 설치 뿐 아니라 중장비 대수 등 공사 계획 단계에서 환경 영향을 간과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곽임구 현장 소장은 "현재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남극도둑갈매기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충분히 보완할 것"이라며 "환경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친환경 공사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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