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드러운 리더십' 뒤 역대 초강성 野性

한 대표는 "검찰 개혁" 문성근 최고 "MB 탄핵"…정책적 측면

민주통합당이 '한명숙호'로 출범함에 따라 4월 총선은 여성 당수의 맞대결 구도로 짜이게 됐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공천개혁 싸움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당대표 선출 연설에서도 박 비대위원장을 의식한듯 한 대표는 "박근혜 씨와 맞서 선명한 대결 구도를 만들고 온몸을 던져 이명박 정권이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호칭을 '씨'로 해 눈길을 끌었다.

한 대표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포용의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성으로서 첫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에다 옥고를 치렀던 약자의 이미지까지 겹친다. 한 대표는 본인의 선출에 대해 "국민이 한나라당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리더십이 누구겠나를 생각한 것 같다"며 "국민은 이기는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공천혁명을 확실히 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고, 또 승리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전략공천을 최대한 줄이면서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리고, 통합진보당과의 대화와 연대를 통해 총선구도를 탄탄하게 다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평양 출신인 한 대표는 호남 기반의 민주통합당에서 지역색이 없다. 지역주의 정치판에서 자유롭다는 뜻이다. 대신 시민사회단체와 가깝고 친DJ이면서 동시에 친노무현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해 여성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키워 환경부 장관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다. 야권 내에서는 성향상 적(敵)이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민주통합당 세력의 교집합이 한 대표는 아니지만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확실한 강점이다.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시민과 당원, 대의원 선거인단 모든 투표에서 득표가 가장 많았던 것도 이번 새 지도부의 장점이다.

한 대표는 '노무현의 부활'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지금의 친노, 반노, 비노 이러한 구도는 언론에서 만든 구도이며 분열적인 수사에 불과하다"며 "한명숙은 친 DJ이며 민주통합당을 하는 모든 사람은 친노다. 반노가 없다"고 말했다.

한명숙호는 정치와 정책 모든 면에서 역대 야당 가운데서 초(超)강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대표 본인은 검찰 개혁을, 2위인 문성근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 탄핵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재벌 해체라는 표현에서부터 1%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대기업 법인세율 인상 등 부자에 대한 강한 반기로 서민 속으로 파고들 기세다. 한미 FTA 폐기 등 대여(對與) 강성 투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한 대표는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한 대표는 대표 선출 직후 "이명박 정권 4년 하에서 모든 국민이 불행을 느끼고 너무나 힘들어하게 됐다"며 "승자 독식,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끝내고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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