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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6자회담 조기 재개 물건너 가나

북핵 6자회담 조기 재개 물건너 가나

북핵 6자 회담 재개 흐름이 긴 호흡의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사로 중단된 북미간 대화 흐름을 되살리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3국의 공조도 조기 대화 재개보다는 중장기적인 대응방안 모색에 초점이 맞춰지는 양상이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17∼18일 진행되는 한미일 3자 협의도 "장기적인 안목 교환"(외교 소식통)의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멘텀이 없는 만큼 시간을 갖고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얘기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김 위원장 사망 후 6자 회담과 관련해 여러 시나리오가 나왔는데 최근 상황은 그 중 안 좋은 시나리오로 가는 분위기"라면서 "북한이 한미 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3자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가에서는 일단 식량지원을 둘러싼 북미간 기 싸움을 대화 재개 흐름의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후 북한이 기존 합의를 사실상 번복하고 영양지원에 더해 쌀을 포함한 식량지원을 해줄 것을 미국에 요청한 것이 대화 재개의 최대 난제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은 여전히 쌀은 빼고 비타민·비스킷 등 영양 지원만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미 양국은 지난해 12월초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에 동의하고 미국은 24만t의 영양지원을 제공하는 '빅딜'에 사실상 합의했으나 김 위원장이 급사하면서 3차 북미 고위급 대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런 기 싸움의 이면에는 북한 내부의 말못할 속사정이 작용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안정과 결속을 위해 대외적으로는 강경한 행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먼저 북한 체제가 안정돼야 대화 재개도 가능할 것이란 인식인 셈이다.

이 분석이 맞다면 대화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중국이 6자 회담에 대해 보이는 신중한 태도도 이런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을 두둔하면서 "6자 회담의 조건없는 재개"를 요구했던 중국도 김 위원장 사망 후에는 대외적으로 이런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일 3국은 당장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압박 행보'는 피한 채 북한에 당분간 시간을 주는 방향으로 대응 기조를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고위당국자는 "긴 호흡을 갖고 북핵 문제를 접근하되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끈기있게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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