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체계가 30여년 만에 전면 개편될 것으로 보이면서 신용카드 사용자들의 '카드 리모델링'이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신용카드 시대가 격변기를 맞으면서 상대적으로 체크카드가 부각되고 있다. 과소비를 자제하고 '있는 만큼만 쓰자'는 불경기의 카드사용법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금융회사들도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기능을 겸비한 하이브리드형 카드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를 찾아 집중적으로 써 혜택을 누리는 방법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체크카드 시장 빅뱅 예고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과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체크카드다. 특히 올해부터 정부는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25%에서 30%로 올렸다. 절세 측면에서 신용카드(20%)보다 유리하다.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 한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로, 무분별한 소비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권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체크카드 사용자에 대해 신용등급을 올려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연회비가 없다는 점도 체크카드의 장점 중 하나다.
카드사들도 신용카드 못지않은 혜택을 가진 체크카드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갖춘 체크카드 신상품 20~30종이 한꺼번에 출시될 예정이어서 금융회사들의 한 판 접전이 불가피하다.
몇몇 금융회사들은 신상품을 예고해놓은 상태다. 산업은행은 다음 달 'KDB체크카드'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영화관, 쇼핑몰뿐만 아니라 리조트'야구장에서도 서비스 이용료를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역시 다음 달 출시될 하나SK카드의 '캐시백2 체크카드'는 사용액 2만원당 200원(1%)씩 적립해주는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쌓인 포인트로 항공료, 숙박요금 결제시 활용할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KB연말정산 체크카드'는 체크카드 사용액의 일부가 은행 적금으로 쌓인다는 게 특색이다. 신용카드 기능을 갖춘 상품은 벌써 나왔다. 체크카드를 쓰다가 은행 잔고가 바닥날 경우 자동으로 신용카드 기능이 생기는 하이브리드형 카드는 신한카드에서도 나올 예정이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체크카드 신상품을 대거 출시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과열된 카드영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그리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체크카드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 리모델링
지인이 하나 만들어달라고 해서 만들어뒀던 신용카드는 더이상 간직할 필요가 없다. 미사용 기간이 1년 이상일 경우 자동으로 해지되기 때문이다. 결국 카드사용자 스스로가 카드 리모델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체크카드를 비롯해 신용카드 등 결제 수단은 두 개 이내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는 게 금융업계의 한 목소리다. 이것 저것 좋은 점을 활용하겠다며 여러 가지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죄다 갖춰두다 보면 한두 가지 혜택도 못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체크카드 한 개를 주 결제 수단으로 쓴다면 신용카드는 급전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용으로 한 개 정도만 갖고 있어도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체크카드를 쓰지 않고 신용카드만 쓰더라도 '포인트 적립형'과 '할인형' 한 개씩 두 개 정도가 적당하다.
카드를 정리하기 전엔 신용평가회사를 통해 자신의 신용등급을 확인해 보는 것도 괜찮다. 일반등급인 6등급 이상이면 향후 카드 신규 발급이나 대출에 문제가 없지만 7등급 이하면 카드를 없앨 경우 신규 발급이 어렵다. 올해부터 시행하는 정부의 방침이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www.mycredit.co.kr), 코리아크레딧뷰로(www.allcredit.co.kr)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신용등급을 알아볼 수 있다.
소비 패턴에 맞는 신용카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남성은 주유'교통'통신'외식, 여성은 쇼핑'교통'마트'영화'커피 등 분야에서 카드 사용 빈도가 높다. 가령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카드를 많이 쓰는 40~50대 남성이라면 주유'항공마일리지 혜택이 많은 카드를 선택하면 효과적이다. 40~50대 주부는 마트'아파트 관리비 등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가 좋다. 카드 사용액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여가생활을 자주 즐기는 20~30대라면 통신'외식'놀이동산'영화 등에 특화된 카드를 사용할만하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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