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갈등으로 16일 오후 3시부터 KBS 2TV를 볼 수 없게 된 시청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오후 갑자기 KBS 2TV 화면이 암전상태로 바뀐 이후 대구 85만4천여 가구, 경북 90만9천여 가구에서 KBS 2TV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 밤 인기 드라마를 비롯해 고정 시청자를 보유한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불방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도 점점 격앙되고 있다.
주부 류혜진(36'대구시 방촌동) 씨는 "전에 HD 방송이 끊겼을 때 이미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 예상됐을 법도 한데 그동안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는 게 화가 난다"며 "TV 수신료도 내고 유료방송 수신료도 내고 있는데 당연히 봐야 할 공중파를 못 보는 상황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포털사이트 뉴스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업체들 이해관계 때문에 좋아하는 드라마의 마지막회를 못 봤다"며 "공중파와 SO 간 싸움에 애꿎은 시청자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협상이 안 됐다고 일방적으로 채널을 끊는 것은 계약위반이다. 케이블 업체는 이번 달 요금을 내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청자들은 SO들이 향후 MBC와 SBS까지 재송신을 중단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정부까지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모(62) 씨는 "공중파와 SO 간 밥그릇 싸움을 하는 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나"며 "KBS 수신료 인상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던 정치권이 국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이번 사태에는 뒷짐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 같은 시청자들의 불만들이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KBS 홈페이지 등을 도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KBS 2TV의 재송출 중단은 KBS가 국민의 시청권을 지켜야 할 공영방송임에도 재송신 대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중파가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CJ헬로비전이 간접강제 집행금으로 지상파에 지불해야 할 돈이 100억원을 훌쩍 넘어선 만큼 방송송출 중단이라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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