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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내당점 건물주 바뀌었네

알부자 주인 세금 300억 추징받자 홈플러스에 490여억원 받고 넘겨

대구 서구 홈플러스 내당점 전경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 서구 홈플러스 내당점 전경 -매일신문 자료사진-

홈플러스가 장기임대로 운영 중이던 대구 서구 홈플러스 내당점 건물을 매입해 유통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유통업 추세가 점포의 직접 매입보다는 장기임대 형식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직접 매입이라는 '강수'를 둔 때문이다.

특히 홈플러스가 매입한 내당점의 건물 소유자가 거액의 세무조사 추징금 납부를 위해 건물을 판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배경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서구 내당점을 지난해 말 490여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내당점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2009년 1월 초 문을 열었다. 과거 예식장에 이어 재건축을 통해 탑마트로 오픈한 뒤 홈에버를 거쳐 홈플러스로 변경됐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번 홈플러스 건물 매입은 장기임대 형식은 구조 변경 등 매장 구성에 있어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서구 이마트 비산점이 트레이더스로 전환하면서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통해 맞불 작전을 펴기 위해서라는 것.

내당점 부지는 그간 달구벌 대로변인 데다 주위가 아파트숲으로 둘러싸인 노른자 중에 노른자 땅으로 유통업계는 물론 지역 건설사까지 눈독을 들이던 땅이었다는 게 유통가 정설이었다.

그러나 내당점은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2010년 기준 대구 8개 홈플러스 점포 중 매출 4위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여의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향후 대규모 매장 쇄신을 통해 매출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이 건물은 여러 업체에서 눈독을 들인 만큼 홈플러스가 서둘러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지난해 건물을 사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 건물에 대한 추가적인 변화나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건물주의 매각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명 '지역 식품재벌'로 알려진 대구 부호 A씨가 지난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 300억원 가까운 세금을 추징당했고 이를 납부하기 위해 땅을 내놨다는 것.

300억원 안팎의 세금 추징은 지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라고 지역 상공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경제계 인사들은 "지역 상공의원으로 활약한 A씨는 세금 추징액에서도 알 수 있 듯이 재력이 대단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식품업으로 성공을 거둔 뒤 현재 홈플러스 내당점 자리에 예식장을 세웠고 상권 변화에 따라 예식장을 접은 뒤 마트에 임대를 해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A씨가 홈플러스 부지를 팔아 내지 못한 세금을 모두 완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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