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케이블 TV의 지상파 송출 중단은 없어야

16일 오후 3시부터 케이블 TV의 KBS 2TV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공중파 재송신 요금을 두고 벌이는 케이블 TV 사업자(SO)와 방송사의 다툼 때문이다. 이 탓에 대구'경북 180만여 가구를 비롯한 국내 전체 TV시청 가구의 4분의 3인 1천200만 가구가 KBS 2TV를 시청하지 못하고 있다. SO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2007년부터 재송신 요금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SO는 지난해 11월 말에도 고화질 방송 송출을 중단한 바 있고, 이번에는 표준화질 방송까지 중단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SO에 대해 18일까지 재개하지 않으면 영업정지 3개월이라는 제재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해 10월, 케이블 TV의 지상파 재송신 중단이라는 결정으로 방송 3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후 양측은 계속 협상을 벌였으나 가입자당 280원을 요구하는 방송사와 100원 이상은 줄 수 없다는 SO 사이의 입장 차는 크다. SO 측은 협상이 제대로 안 되면 MBC와 SBS의 송출도 중단하겠다고 밝혀 자칫 상태는 악화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양측과 정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양측은 시청자를 볼모로 2007년부터 지루하게 다툼을 벌였고,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방관했다. 특히 지난해는 SO 측의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있었으나 아무도 사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이런 식의 대처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측은 먼저 방송 송출을 재개하고 나서, 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협상을 해야 한다. 또한 정부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 필요하다면 강제 조정을 해서라도 돈 싸움 사이에서 희생당하는 시청자를 보호해야 한다. 케이블 TV와 지상파 TV 시청료를 모두 부담하는 시청자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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