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전사 기절 버스 알고보니 '대타'였다

주말·명절 투입…안전성 논란

15일 새벽 고속도로에서 운전기사가 의식을 잃고 운전대를 놓쳐 자칫 대형사고를 야기할뻔 했던 차량(본지 17일자 1면 보도)은 고속 노선버스가 아니라 주말과 명절때 투입되는 노선 대체용 전세버스인 것으로 밝혀져 승객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버스운송업체에 따르면 이날 사고가 발생한 버스는 KD운송그룹의 ㈜안동터미널이 운영하고 있는 ㈜안동T/R TOUR(안동 터미널 관광) 소속 전세버스로, 의식을 잃었던 운전기사 김모(53) 씨는 주로 관광 목적으로 버스를 운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KD운송그룹 ㈜안동터미널은 노선 결정을 하면서 계열사인 ㈜안동터미널 관광 소속 전세버스 11대를 승객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과 휴일, 명절에 동서울~안동 등 고속 노선에 대체 투입하도록 계약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사고 버스를 탔던 승객들은 "노선버스 대체용으로 투입되는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에 대한 특별한 안전운행 교육과 건강 등 조처가 제대로 이뤄지는 지 의문"이라며 "전세버스 기사들이 노선버스에 투입될 경우 철저한 관리와 교육을 통해 승객들에게 믿음을 주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전세버스의 노선 대체운용을 두고 다른 여객업체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여객업체들은 "KD운송그룹이 터미널 운영을 맡으면서 노른자위 노선과 배차 횟수에서 권한을 남용했다"며 "전세버스의 주말, 명절 대체 노선운행 계약은 결국 다른 여객업체에 일감을 주기보다 자신들이 직접 챙기겠다는 속셈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D운송그룹 권영환 안동지사장은 "전세버스 기사들도 노선버스 운전사들과 같은 경력과 기준으로 선발하고, 안전운행에 대한 교육을 수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노선 대체용 전세버스 운행에서 승객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D운송그룹 ㈜안동터미널 측은 15일 새벽 사고 발생 이후 운전자 김 씨에 대해서는 운행을 중단시키고 18일 병원 진단을 통해 건강검진을 하도록 했으며, 21일 사고 차량에 탑승했던 승객들과의 만남을 가지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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