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女人天下)'다. 2012년 벽두의 한국정치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집권당과 제1야당 당수를 모두 여성이 맡게 됐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가 두 진영의 '주장 겸 감독 그리고 대표선수'로 나서 4월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된다.
특히 두 여성 정치지도자는 그동안 종종 '관리형 대표' 역할을 맡아왔던 기존 여성정치인들과는 달리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 대한민국 정국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다. 한 명은 여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또 다른 한 명은 야당의 킹메이커로 향후 정국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17일 4월 총선에서 개방형 국민경선 제도(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 대표가 신임 인사차 박 비대위원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총선 후보자 공천 제도 개선을 위해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위원장은 한 대표에게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공천을 국민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여야가 동시에 추진하도록 선거법 개정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국민이 직접 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나서고, 그 요구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 드리면 국민의 뜻과 눈높이에 맞는 공천혁명이 이뤄질 것"이라며 "양당에서 잘 추진했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18일 국회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4월 총선에 앞서 개방형 국민경선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선과 대선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원내 진보정당 지도부의 과반 역시 여성이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이정희'심상정 공동대표(유시민 공동대표 포함 3인 체제)가 이끌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정치권의 여성 전성시대'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먼저 기존 남성 위주의 정치문화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에서 경륜을 갖춘 여성 지도자들이 적절한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교육'육아'저출산'의료 문제 등 생활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지면서 여성정치인들의 인기도 치솟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생활정치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 여성 정치인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우리 사회 어느 영역에서나 마찬가지이듯 후배 여성 정치인들의 활동영역은 지금 중책을 맡고 있는 여성 당수들이 만들어 낼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치영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다시 '국면전환용 카드'로 소모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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