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전시는 전시 오프닝 첫날에 가면 모든 작품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카운트다운 전시는 다르다. 완성된 전시를 볼 수 있는 것은 2월 11일. 사람들의 서울역사에 대한 호기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점점 더 발전하는 방식으로 전시가 이루어진다.
중앙홀 입구에 매달려 있는 이불의 'The Secret Sharer' 조각은 개의 형상을 한 물체에서 반짝이는 크리스털 조각들이 쏟아져 내려오는 작품이다. 작가가 가족과 다름없던 개에 대한 추억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이 작품은 개별적이며 다채로운 서사의 탄생을 알린다.
정연두의 작품은 현재를 기억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인터렉티브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스티커 사진 자판기 기능을 가진 관객 참여형 설치작품으로, 누구나 돈을 넣고 작품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박찬경의 '만신'은 9개 채널 비디오 설치작품이다. 오랫동안 비워져 있던 공간에서 액운을 물리친다는 의미에서 무속제의에 관련된 도구 및 장소를 촬영해 비디오 설치작품으로 만들었다.
배영환의 '이별의 편지'는 남성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대한민국 남성들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군대생활의 기억에 관한 작업이다. 군대를 제대할 때 동료들이 군생활을 추억하며 직접 만들어주었던 '이별의 편지들'을 작가가 꾸준히 수집해 선보인다. 벽면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빛바랜 편지는 서울역의 잊혀진 시간과 중첩된다.
2층 천장에 설치한 김주현의 '뒤틀림-그물망'은 '변형과 전환'이라는 새로운 발상을 제안하고 있다. 휘어지고 뒤집혀서 안팎의 구분이 없고, 그것을 이루는 모든 격자가 하나로 연결돼 순환하는 유기적 형태의 도형과 공간을 만드는 작품이다.
한계륜은 구 서울역사의 돔을 지탱하는 내부 공간에 바람으로 펄럭이는 깃발을 액자 속 풍경처럼 연출한다. 돔 내부의 커다란 소음과 거대한 기계, 웅장한 건물 구조는 화려한 겉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서울의 어두운 내부를 닮았다. 발전된 사회 안에서 격렬하게 달려온 우리 자신을 생각해보게 된다.
김홍석의 오브제 중 '계단형태-연단 1'은 길거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비닐봉지, 종이박스 등으로 만들어졌다. 종이박스를 브론즈로 캐스팅한 후 불안정한 구조로 쌓아올린 이 작품은 전기선이 잘려나간 마이크와 함께 공공장소에서의 연설을 상기시킨다. 조덕현은 현대적 도시 풍경과 뿌리째 뽑힌 거대한 고목이 빚어내는 한 폭의 살아있는 풍경화를 보여준다. '정주'에서 '이주'로 급변한 우리 삶의 방식에 대한 사유를 제안한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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