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마 오른 'MB 자진탈당'…김종인 비대위원 주장

청와대 "개인의견일뿐"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비상대책위원에게서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평가' 공방이 벌어질 것이 확실한 만큼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결별해야만 한나라당이 산다는 논리다.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은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원희룡 의원 주최로 열린 '새로운 보수가치와 한나라당 비대위의 과제' 토론회에 참석, "대통령도 당원이기 때문에 억지로 퇴출할 순 없다. 다만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위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할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며 "최고통치자가 그 정도 정치적 감각도 없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재집권을 위한 판단' '정치적 감각' 등의 표현이 사실상 이 대통령의 '자진탈당'을 의미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김 비대위원은 박근혜 비대위 체제의 핵심 인사인 만큼 파문이 일었고, 박 비대위원장도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 선 긋기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탈당 요구는 일과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말이 나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부자증세'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사실상 'MB노믹스'의 핵심인 추가감세를 무산시킨 바 있다. 인천공항과 고속철도(KTX) 민영화에도 반대다. 이 대통령은 이들 사안에 대한 미련이 강하다.

청와대는 김 비대위원의 발언에 공식 대응을 자제했지만 부글부글 끓고 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발언의 배경과 진위를 파악해보고 있는데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 한 사람의 발언에 왈가왈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황영철 비대위 대변인은 "김 비대위원의 발언은 비대위 공식입장이 아니다. 정부와의 정책 차별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라고 진화에 바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