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근안 소속 교단서 목사 면직 결정

이근안 소속 교단서 목사 면직 결정

'고문기술자'로 불리다가 목사가 된 뒤 자질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이근안 씨가 목사직을 잃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개혁총회는 지난 14일 긴급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근안 씨에 대해 목사직 면직 판결을 내렸다.

합동개혁총회 교무처장 이도엽 목사는 19일 "교단은 이근안 씨가 목사로서 품위와 교단의 위상을 떨어뜨렸으며 겸손하게 선교하겠다는 약속도 어겼다고 판단해 이 같은 징계를 내렸다"며 "한 번 면직이 되면 복직은 불가능하며 이근안 씨도 아직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근안 씨는 교도소에서 통신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출석 수업 등을 마친 뒤 2008년 10월 목사 안수를 받았다.

이후 교정 선교와 신앙 간증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종종 "나는 고문기술자가 아닌 애국자"라고 표현하며 고문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어 왔다.

그는 앞서 1985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이른바 '서울대 내란음모 사건'으로 붙잡혔을 때 수차례 잔인하게 고문을 가했던 사실이 드러나 민주화 이후 7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이도엽 목사는 "이근안 씨는 당시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목사가 됐으며 '겸손하게 선교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면직도 감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이후 애국자처럼 말하고 다녀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고 김근태 고문의 빈소에서 회개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는 등 여러 면에서 결격 사유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종교개혁시민연대(한종련)와 한국교회정화운동협의회(한정협) 등 교계 시민단체들은 "이근안 씨의 목사 안수를 철회하라"며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앞서 한국교회언론회도 논평을 내고 "무분별하게 목사직을 수여하는 교단의 행태가 문제"라며 "교단 확장 차원에서 인물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안수를 준다는 것은 한국 교회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훈삼 정의평화국장은 "일반적으로 개신교 성직자가 되려면 학부 4년, 대학원 2-3년에 3년 정도의 수련과정을 거친 뒤 학문과 인격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무인가 신학교 등에서 목사 안수를 남발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개신교계가 자체적으로 정화하고 성숙하려는 노력과 함께 정부에서도 무인가 신학교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는 등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