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1인자인 최철기(39) 페르소나 대표가 자신이 야심차게 준비한 넌버벌 '비밥'과 '플라잉'의 대구 공연을 알리기 위해 지역를 찾았다. 최 대표는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대명사가 된 '난타'와 '점프'을 연출하며 국내 넌버벌을 세계적으로 알린 연출가다. 특히 공연에 한국 문화를 소재로 주로 다루면서 한국형 콘텐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99년 난타를 갖고 영구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갔을 때였어요. 공연 후 관객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정작 어느 나라 작품인지 물으니까 하나같이 모르더라고요. 'Korea'라고 했더니 현지인들은 '김정일'부터 떠올리더라고요. 순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가 너무 없다는 것을 느꼈죠. 그 때부터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죠."
최 대표는 도대체 한국 콘텐츠가 뭔가를 고심하다 태권도를 생각해냈고 이를 소재로 한 '점프'를 만들었다. 2003년부터 꾸준히 무대에 오르면서 난타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 공연브랜드로 자리잡은 '점프'는 그렇게 탄생했다. 최 대표가 넌버벌 퍼포먼스 계발에 열정을 쏟는 것은 이 같은 사명감이 크게 좌우하고 있는 것. 최근 최 대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넌버벌 '비밥'이나 '플라잉'도 같은 맥락이다. '비밥'은 비빔밥을, '플라잉'은 신라 문화와 무술이라는 소재가 들어가 있다. "추가적으로 상당수 빚에 허덕이는 공연 시장의 현실 속에서 장기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도 있죠. '난타'나 '점프' 등은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작품 가운데 하나니까요. 이는 한국 관객뿐 아니라 외국 관객의 힘이 크죠.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난타'나 '점프' 공연 때 객석을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죠."
최 대표는 한국형 넌버벌의 발전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한국형 넌버벌은 다른 나라의 넌버벌에서는 찾기 힘든 스토리라인과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넌버벌인 '스텀프'(STOMP)는 스토리라인이나 캐릭터가 거의 없다보니 관객들이 처음에는 재미있어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지루함을 느끼죠. 유럽 등지에서는 통할 수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그 이유입니다." 한국형 넌버벌은 퍼포먼스와 스토리라인을 고루 갖고 있어 퍼포먼스를 선호하는 유럽에도, 스토리라인을 선호하는 아시아에도 두루 먹힐 수 있다는 것.
최 대표는 한국 공연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2008년 북경올림픽 때 중국 문화부와 CJ 합작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때 느낀 것이 중국은 인적 자본은 풍부한 반면 공연 기획력과 제작 능력이 아직 부족하더라고요.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창작 능력을 갖춘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의 창작력과 기획력, 중국의 인력을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믿어요. 여기에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일본의 무대기술력이 합쳐진다면 세계적인 대형 작품을 만들어내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 '비밥'은 27일부터 2월 5일까지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플라잉'은 2월 17일부터 사흘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각각 공연된다.
글'사진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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