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과 시작이 이부자리에서 시작하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겁니다."
19일 오전 만난 이불 제조업체 ㈜미래인터텍스(서구 중리동) 조영하(49) 대표이사는 "침대가 과학이라면 이불은 사랑"이라고 운을 뗐다. 사람의 일생에서 잠자리가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이불을 정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불은 이유불문의 줄임말이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해도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지만 강한 기업
"미래인터텍스는 대구 이불 산업의 요람입니다."
전체 직원 20명. 한 해 매출 70억원. 업계 규모 3위.
수치상으론 잘나가는 기업에 비해 한참 모자란다. 하지만 미래 가족들은 브랜드 파워에선 1등을 자부한다. ODM(생산자개발방식)을 통해 백화점, 홈쇼핑 등 깐깐한 시장 장벽을 넘었다. 품질에선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대표는 1991년 회사 설립 이후 과감한 R&D 투자로 품질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고 있다. 직원 중 20% 가까이 연구 인력일 정도. 특히 그 중 절반은 서울에서 근무하며 최신 디자인과 품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조 대표는 품질에서 만큼은 지나칠 정도로 깐깐하다.
섬유는 사람의 살갗과 맞대는 것으로 가장 인간적인 냄새가 난다는 이유에서 한 치의 착오도 용납될 수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30년간 섬유 업계에 몸담으면서 자연스레 터득한 철학이다.
이는 공장청결도와도 직결됐다. 제조라인마다 물품과 직원 통로가 노란색으로 구분돼 있다.
20년간 매주 화요일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서울 출장길에 오르는 이유 역시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해서다.
"매사에 깐깐하지 않으면 이불에 제대로 만들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확고한 신념과는 달리 이불과의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맺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1980년대 초.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고향 영천에서 무작정 대구로 올라오던 중 까까머리 학생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희뿌연 연기를 내뿜는 섬유공장의 높은 굴뚝이었다.
"가장 높은 곳을 보고 섬유 일을 택한 것처럼 이불 업계 꼭대기에 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러시아에 발레를 팔겠다.
조 대표는 전국을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더운 나라에 미래 이불을 팔겠다는 다부진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부전여전이라고 했던가? 캐나다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딸 역시 가업을 잇기 위해 아프리카 활로 모색을 벌써부터 준비 중이다.
그러나 가족이라고 가업을 잇게 하지는 않는다는 철칙.
"내가 회사를 이만큼 키웠다 이런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가족 만한 후임이 없죠. 하지만 기업은 사적 영역 이전에 사회적 공기인 때문에 질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결국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과 다름없어요."
이 때문에 그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 섬유 산업은 태생적으로 환율 등 국내외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다는 것. "만능열쇠인 인재양성이야말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입니다."
IMF 파고와 글로벌 금융 위기 역시 인재 드라이브로 넘었다. R&D 부서에 인력을 집중하고 전 세계 섬유 박람회 등을 누비는 등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했다. 그 결과 극세사, 워싱 이불 등 기능성 이불 개발과 함께 품질은 높아졌고 오히려 가격은 낮추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2008년부터 산학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재 발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직원 복지에도 후덕하다. 매년 두 번씩 전 직원과 함께 1박 2일로 연수를 떠난다. 지난해 말에는 제주도에서 결속을 다지는 행사를 가졌다.
7년차 김미경 차장은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치러지는 행사를 기다리는 직원들이 많다"며 "직원 간 소통도 자유롭고 일에 대한 의견도 공유할 수 있어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특히 사훈에도 명시되듯 적든 많든 모든 걸 직원들과 나눈다.
부채 없는 알짜 기업을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써 몸집을 불리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 결국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
"사람과 살갗을 맞대는 섬유업이야말로 가장 사람냄새가 나는 분야인 만큼 기업 운영도 가장 인간미 넘치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깨어서 변화하자
익혀서 실천하자
얻어서 나누자
1991.3 미래인터텍스 설립
2000.12 공장 신축 및 증축
2007. 5 유망중소기업선정(기업은행)
2008. 1 ISO9001 : 2000
2008. 2 기업주문형 인력양성 협약(경북대, 영남대, 계명대)
2011.10 SGS공장심사 자연주의 PB형 제품생산
2011.10 경영혁신형중소기업선정
2011.11 기업은행 패밀리기업선정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