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편 가세 더 풍성해진 안방극장…눈맛따라 채널 고정

올해 설 명절 안방극장은 한층 풍성해졌다. 종합편성채널까지 가세하면서 볼거리가 한층 더 풍성해진 것. '콰이강의 다리''연산군(장한사모편)''그랑블루' 등의 고전 명작에서부터 '부당거래''위험한 상견례' 등의 최근 1, 2년 사이 개봉했던 한국영화와 '킹스 스피치''사랑을 카피하다' 등의 외화까지 안방에 앉아서 즐길 수 있다.

# 영국 왕 조지 6세 언어장애 극복기

◆킹스 스피치(KBS 1TV 21일 0시 30분)

영화 '킹스 스피치'(King's Speech)는 언어 장애를 극복한 영국 국왕 조지 6세의 일화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2차 세계대전 직전 즈음 훗날 조지 6세가 되는 영국의 황태자 버티(콜린 퍼스 분)는 심한 말더듬이 증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전시 상황. 왕좌를 맡는 그에게는 국민을 설득하고 한데 결집시킬 언어적 능력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아내 엘리자베스는 괴짜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소개한다. 로그(제프리 러시)는 이들 왕자 부부와는 전혀 신분이 다른 호주 영어를 쓰는 아마추어 배우 출신의 언어치료사다. 그는 버티의 증상이 심리적인 억압과 왕위에 대한 부담에서 오는 것임을 알고 천천히 황태자의 마음을 열어나간다. 결국 왕으로 부임한 조지 6세는 히틀러의 공습으로 불안에 빠진 전 영국민을 대상으로 감동적인 연설을 펼친다는 스토리다.

'킹스 스피치'는 2011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블랙 스완'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며 결국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영화의 주요 부문상을 독차지했다. 이 영화는 불완전한 한 개인의 감춰진 자아를 찾는 여정이자 관계를 통한 소통의 리더십을 말한다.

# 죽음으로도 도전 의지 놓치지 않는 잠수부

◆그랑블루(EBS 21일 오후 11시 40분)

시칠리아의 작은 어촌마을 출신인 자크(쟝 마크 바 분)는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림받고 잠수부인 아빠와 힘들게 살아간다. 하지만 아버지가 잠수 사고로 죽자 바다와 돌고래를 가족으로 여기며 외롭게 성장한다. 그런 그에게는 단 하나 엔조(Enzo Molinari, 장 르노 분)라는 친구가 있어 둘은 잠수 실력을 겨루며 우정을 다져간다.

성인이 된 자크는 오랜만에 엔조와 재회하는데, 챔피언인 그의 초청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보험 조사원인 조안나(Johana, 로잔나 아퀘트 분)와 사랑에 빠진다. 마침내 대회에 자크가 승리하고, 도전 의식이 강한 엔조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끝없이 잠수를 시도, 결국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숨진다. 자크는 자책감과 스스로 바다와 한 몸에 될 수 없음에 괴로워하다 어느 날 밤, 심연 속으로 잠수해 간다. 이 영화는 죽음으로도 놓치지 않으려는 자유의지를 눈부신 푸른빛 바다의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다.

#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단 실화

◆글러브(TBC 23일 오전 11시 10분)

영화 '글러브'는 남들과 조금 특별한 학생들과 정상에서 추락한 한 야구 선수의 이야기다. 한때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고의 간판투수였던 김상남(정재영 분)은 음주폭행에 야구 배트까지 휘둘러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잠깐 이미지 관리나 하라는 매니저의 손에 이끌려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임시 코치를 맡게 된다. 듣지 못해 공 떨어지는 위치도 못 찾고, 말 못해 팀 플레이도 안 되는 이 야구부의 목표는 전국대회 첫 출전. 상남은 아이들이 상처만 받을 거라며 코치 일을 제대로 하려들지 않지만, 차츰 아이들의 순수함과 노력을 보고 감동받아 최선을 다해 팀을 최고로 만들게 된다. 더구나 중학교 시절 유망한 투수였지만 청각 장애 판정을 받아 성심학교에 온 차명재(장기범)까지 팀에 합류하면서, 결국 성심학교 야구부는 봉황대기에 출전하게 된다는 스토리다.

조금은 상투적인 감동 스토리지만 144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도 부담없이 지나간다. 시종일관 내뿜는 '따뜻한 에너지' 때문이다. 충주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은 작품답게 악인 없이도 영화는 적절한 유머와 처절한 눈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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