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얀마식 대미 화해정책 추진할까
민주화와 개혁 조치를 통한 미국과의 화해 무드 조성, 이른바 미얀마식 해법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9일 북한과 미얀마, 미국과 중국간 얽히고설킨 역학관계를 분석한 기사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 권력을 갑작스럽게 쥐게 된 김정은이 미얀마로부터 교훈을 얻어 민주주의로 유턴하더라도 결코 터무니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잘해야 현재의 권력 교체기를 어렵사리 버텨나가는 정도일 것이고, 최악의 경우 내부 파열로 내몰릴 공산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이 잡지는 밝혔다. 물론 어느 쪽이건 미국을 주적으로 치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김정은이 권력 통합에 성공한다면 미얀마가 최근 미국과 화해에 나서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시점이어서 더욱 신빙성이 있는 관측이라고 잡지는 지적했다.
미국이 지난 20여년간 불량국가로 취급해온 미얀마 정부가 최근 아웅산 수치 여사를 석방하고 잇단 개혁.개방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국 일변도 외교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들은 미얀마와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미국은 최근 대사급 외교관계 복원을 약속했으나, 정치범 추가석방, 자유로운 4월 총선 보장, 최대 반군세력인 카렌민족연합(KNU)과 평화협상 완전 타결, 북한과의 관계 단절 등 4대 요구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단계 높은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세계의 관심은 20세 후반의 김정은이 과연 북한 권력을 틀어쥐고 잡음 없이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아버지 김정일이 권력을 잡는 데 수십년의 세월을 쏟은 반면 젊은 김정은은 거의 하룻밤 새 최고권력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부의 장군들과 엘리트 권력층의 충성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도 아직은 확인된 게 없다. 이 때문에 내부 권력투쟁과 인민의 불만이 결부될 경우 체제 붕괴를 초래, 대규모 난민 유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핵물질 확산과 불안한 한반도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도 있다.
김정은 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보는 견해는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북한이 근근이 체제를 유지해왔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측면이 있으며, 김정은 체제도 그럭저럭 생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포린폴리시는 전망했다.
오히려 김정은은 권력 장악을 위한 시간벌기에 나서 미국에 호전적 수사를 구사하고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며 치명적 형태의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으나, 대결이나 충돌전술을 버리고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시도, 최근 AP통신 평양지국 개설과 같은 제한된 화해제스처를 취하고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어쨌거나 김정은은 적어도 가까운 장래엔 북한을 경제적으로 묶어두려는 중국의 기존 정책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중국의 보호국이 되거나 미국과의 적대관계를 해소해야 하는 극단적 선택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잡지는 분석했다.
설사 북한이 대미 유화정책의 길을 선택한다 해도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전망했다.
김씨 일가의 정통성이 핵무기를 보유하면서 미국의 힘을 부인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결정책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미얀마 군사정권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포린폴리시는 미 정부에 대해 중국의 대북한 투자에 대해 우려하기보다는 그것이 오히려 미.북간 화해을 재촉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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