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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만 골라 낳는 정액 비결은 '세포분석기'

암소만 골라 낳는 정액 비결은 '세포분석기'

폭락한 육우 값을 끌어올리는 정부 대책으로 '성 감별 정액'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2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농협이 암컷 젖소만 골라 낳을 수 있는 성 감별 정액 5천개를 만들어 지난해 10월 축산농가에 시험 보급한 데 이어 올해는 1만5천개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원유를 생산할 수 없는 육우(고기용 젖소 수컷) 송아지의 출산을 최대한 줄여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조치다.

육우 송아지 가격은 작년 12월 마리당 2만4천원으로 그해 1월에 비해 84.9% 급락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삼겹살 1인분 가격인 1만원 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우 수송아지도 지난 12일 마리당 132만원으로 작년 1월보다 35.6% 떨어졌으나 가격 하락률은 육우 송아지의 절반 수준이다.

성 감별 정액의 효능이 매우 뛰어난데도 일부 축산 농가는 사용하는 데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성 감별 정액을 수정한 젖소에서 육우 송아지가 태어날 확률은 10%도 안 된다고 장담했다.

성 감별 정액을 만드는 데는 세포분석기가 활용된다. 이 기기는 젖소 정액에서 Y 염색체를 가진 Y 정자를 분리하고서 X 염색체를 가진 X 정자만 남기는 기능을 한다.

암컷을 결정하는 X 염색체가 Y 염색체보다 큰 데다 정자 핵의 DNA양도 X 정자가 Y 정자보다 3~6% 많아 상대적으로 가벼운 Y 정자를 멀리 떨어뜨리는 방식이 활용된다.

콜로라도주립대 교수 출신인 서태광 ㈜한국섹싱바이오텍 사장이 이 기술로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를 얻었다.

성 감별 정액의 수태율은 40~50%로 일반 정액의 60%에 비해 다소 낮다. 정자가 정상인 비율은 79~83%로 일반 정액의 80%와 비슷하다.

성 감별 정액을 수정하는 방법은 일반 정액과 같다.

성 감별 정액은 농협 가축개량원에서 판매된다. 400만개의 정자가 든 스트로 한 개의 가격은 3만원이다.

농협 관계자는 "성 감별 정액을 과도하게 많이 수정하면 원유 공급 증가로 원유 값이 급락할 수 있다"며 "일반 젖소보다 산유량이 많은 우량 젖소에 한정해 보급하고 산유량이 적은 젖소는 산유 기간이 끝나면 도태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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