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싸움은 오래된 민속놀이인데, 정작 소싸움에 대한 기록물은 너무나 부족해요."
시각디자이너 손복수가 소와 소싸움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27일부터 2월 1일까지 KBS대구방송총국 2전시실에서 연다.
소띠인 그는 소띠해였던 2009년부터 소에 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고, 이번 전시에서 책 '청도 소싸움 이야기'(서우실 펴냄)를 선보인다. 그는 소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형님이 싸움소 순덕이를 키웠거든요. 어머니가 순덕이를 정말 아끼고 잘 보살펴주셨는데, 어머니가 매우 위독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순덕이가 갑자기 먼저 죽어버렸고, 그 후 어머니는 3, 4년 아주 건강하게 사셨어요. 순덕이가 어머니 대신 아팠던 것 같아 가족들은 순덕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죠." 가족들은 순덕이의 묘를 만들고 예를 갖추었다. 소는 가족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소와 소싸움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지만 의외로 자료가 없었다. 옛날 싸움소를 키우던 계층이 글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18세기 후반 자료를 가장 오래된 자료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의 책 '청도 소싸움 이야기'에는 의외로 방대한 자료들이 망라돼 있다. 소에 관한 것이라면 이중섭, 백석, 윤선도 등 소를 주제로 한 시를 소개하고 옛 화가들이 그린 소 그림도 도판과 함께 소개한다. 신윤복, 박제가의 그림도 소에 초점을 맞추어 해석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싸움소에 대한 기록. 그는 싸움소를 기르는 사람, 유명한 싸움소, 싸움소 훈련 전문가, 소싸움 해설자 등을 일일이 인터뷰하며 자료를 모았다. 언젠가는 꼭 필요한 귀중한 자료가 될 것 같아서다.
그는 말 그대로 '깨알 줍듯' 자료를 수집했다. "시간 날 때마다 사람들을 만나고 신문 스크랩을 하는 등 자료를 모았어요. 다행히 고향이 청도이니 고향 어른들이 쉽게 시간을 내주셨죠."
그는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수집한 소에 관한 민속자료 12점과 함께 청도소싸움을 주제로 한 시각디자인 작품 22점을 전시한다. 011-510-6509. 최세정기자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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