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천 살생부' 한나라 의원들 바짝 긴장

공천심사위가 구성도 되기도 전인 26일 한나라당 주변에서 '공천 살생부'가 처음으로 나돌면서 현역의원들이 바짝 긴장하는 등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과 국회주변에서는 의원들의 명단이 적힌 '살생부'가 여러 버전으로 나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이 같은 살생부는 현역의원에 대한 물갈이론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경쟁력(50%)과 교체지수(50%)를 토대로 현역 지역구 의원 25%(34명)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원들이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 입수한 한 살생부에서는 대구지역 의원 5명 등 영남권 10여 명을 비롯, 40여 명의 국회의원을 공천부적격자로 적시하고 있었다. 서울지역 12명, 경기지역 9명, 인천 4명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 살생부에 오른 의원들 중에서 수도권에서는 초'재선에서 다선까지 선수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당 안팎에서 지역구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소문난 의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 영남권 의원들의 명단은 다선 의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친이와 친박을 망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도 포함돼 있어 최근에 작성된 것이 아닌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명단을 확인한 한 의원은 "명단이 구체적이고 지역구 사정 등을 감안한 것 같아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살생부는 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공천을 앞두고 앞으로도 이른바 '살생부'로 불리는 출처불명의 문건이 상당수 흘러 나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지역의원은 "원래 선거 때가 되면 그런 문건이 돌게 마련"이라면서 "국회 주변에 있는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은 누군가가 그냥 작성해 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당직자도 "공천 살생부라는 것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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