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엑스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유명 디스코 그룹 '보니엠'(Boney M)의 공연이 갑작스럽게 취소돼 공연 판권을 산 지역 공연 기획사와 표 예매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공연업계에 따르면 '써니'(Sunny), '리버스 오브 바빌론'(Rivers of Babylon) 등으로 1970, 80년대 전 세계적인 디스코 열풍을 이끈 4인조 혼성그룹 보니엠이 27일 서울, 28일 대전, 29일 대구에서 잇따라 공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니엠의 한국 공연을 주선한 서울의 한 에이전시가 설 연후 직전 갑자기 잠적했고, 보니엠의 방한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구와 대전 공연의 판권을 산 지방 기획사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대구 공연의 판권을 확보한 기획사에 따르면 2005년과 2007년 보니엠 내한 공연을 주선했던 서울의 에이전시에 3천500만원을 주고 대구 공연 판권을 획득한 이후 공연장 대관, TV 홍보 등으로 4천만~5천만원가량을 더 투자했다는 것.
기획사 관계자는 "대전 공연도 그곳 기획사가 판권 비용으로 5천만원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대전 기획사 측이 서울에서 에이전시를 직접 만나 보니엠 방한과 공연일정을 확인했지만 21일 돌연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공연 취소를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 에이전시가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 보니엠 방한 공연을 성공시켜 믿고 투자를 했지만 이번에는 작심하고 사기를 친 것 같다"며 "25일 서울의 에이전시에 수차례 확인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고 있다. 잠적한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에이전시가 지방 기획사에 받은 돈을 보니엠에게 전달하지 않고, 착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구 공연은 초대장을 포함해 700~800장가량이 이미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티켓 판매를 맡은 대구 인터파크는 "대구 공연 취소 통보를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다. 공연이 취소되면 전액 환불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갑작스런 공연 취소로 인해 티켓을 구매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시민 이모(45'대구 방촌동) 씨는 "어릴 때 자주 듣고 봤던 보니엠의 대구 공연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갑자기 취소한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하다"며 "서울의 에이전시도 나쁘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지역의 기획사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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