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공천심사 잣대 아이디어 쏟아내도 "그 정도로 되겠나?"

한나라당 내에서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앞두고 백가쟁명식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아이디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아 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눈높이위원회는 25일 회의에서 현역 의원 166명의 '트위터 역량지수'를 일부 공개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공천 후보자의 SNS 역량은 공천 심사에 2%가량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의원의 팔로어 수와 팔로잉 수, 트윗 수, 리트윗 수, 리스트된 수, 멘션 양 등 6개 항목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긴 이 문건에서 1위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차지했다. 또 정몽준 전 대표도 최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정옥임 의원은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당장 트위터 역량지수의 객관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과의 소통 노력보다 대중적 인기를 측정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정 의원의 팔로어(1만2천여 명)는 박 비대위원장(16만2천700여 명)이나 정 전 대표(4만3천500여 명)보다 훨씬 적지만 트위터에 올린 글은 8천200여 건으로 박 비대위원장(146건), 정 전 대표(674건)를 압도했다. 이에 대해 눈높이위의 구창환 자문위원은 "소통을 안 하고 팔로어 숫자만 많으면 그게 무슨 소통이냐"고 꼬집었고, 권영세 사무총장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산하 인재영입분과위원장인 조동성 위원은 국회의원이 가족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하지 않고, 보좌진 잘못에는 연대 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내용 등의 '대국민 약속'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 상임위'청문회에서 반말'욕설 금지 및 의정활동에서 비폭력 결의 ▷국유 철도와 비행기'선박의 무료 이용 혜택 포기 ▷항공기 이코노미석 탑승 ▷피감기관 관계자와의 골프 금지 ▷공공장소 금연 등도 포함됐다. 이들 약속을 3차례 이상 어기면 19대 총선 불출마를 결의하자는 게 조 위원의 마지막 제안이다.

비대위 내에서는 보좌진 관련 사항의 경우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만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흡연 금지 등 일부 조항은 의정 활동과 무관하거나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비대위는 앞서 불체포 특권 포기, 무노동 무임금 원칙 도입 등 국회의원의 기득권 포기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비대위원인 주광덕 의원은 "설에 한나라당에 대해 비판적 생각을 가진 '젊은 보수'들을 만나 민심을 들었더니 지금 정도의 내용과 속도로는 감동이 없다고 한다"며 "내용과 속도 면에서 좀 더 박차를 가해야 한나라당에 희망이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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