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뜯어고치려 하지 마세요."
여성가족부 임관식(55) 가족정책관의 조언이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가족구성원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정말이지 '지당하신' 말이다.
임 정책관은 주거환경 불안과 보육'교육비 부담 증가, 자아실현 욕구 증대 등을 이유로 결혼을 꺼리고 있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먹고살기 바쁜 시절을 달려오면서 우리 국민들이 가정을 포함한 정신문화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 경제적 수준에 이르렀으니까 공동체, 특히 가정에 보다 더 큰 사회적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우리 자녀들이 '가정을 이루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표출할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구체적으로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북 경주 출신인 임 정책관은 대대로 아들 귀한 집안에서 4명의 누나를 둔 막내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경주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외동읍 석계리(돌기마을)에서 또래 아이들과 함께 산과 들을 누비며 자랐지만 어린 시절의 고향이 사라져 아위숴했다. "제 또래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제 고향 돌기마을 역시 놀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공업도시로 변해 옛 정취를 찾아볼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현재 고위공무원단에 속해 있는 그는 9급 공무원 공채 출신이다. 9급에서 고위공무원이 된 것은 '신화'라는 칭찬에 그는 손을 내저으면서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 고등학교 졸업과 더불어 조달청 공무원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취직할 만한 제대로 된 기업을 찾을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직전 대회준비에 분주하던 당시 체육청소년부로 옮긴 후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임 정책관은 2002년 월드컵대회에서 4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 국가대표팀의 경기력 증진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경험을 아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작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꿈을 키워가다 보면 꿈은 이뤄집니다. 히딩크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저는 지금도 배가 고프고, 여전히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는 말수 적고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경상도 사나이들이 행복한 가정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점으로 발상의 전환을 꼽았다.
임 정책관은 유교문화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무한경쟁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교적 전통과 현대적 사회분위기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에서 태어난 그는 석계초, 울산 제일중, 경주고,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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