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정권만 잡았지 크게 덕 본 게 뭐가 있나. 앞으로도 역차별 때문에 손해 볼 가능성만 높아졌다"
이달 초에 치러진 매일신문 재경 대구경북 인사 신년교례회에서 전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의 말이다. 이 같은 우려가 기우에 그치진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대구경북 공직자들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동향 공무원들의 어깨를 처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논란이 돼온 형님 예산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야권에선 포항과 관련된 예산 배정은 무조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압력 때문에 집행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확히 따지고 보면 정치권의 압력과는 무관한, 대부분의 사업은 예산 투입이 전부터 있는 지속사업이다. 새로 예산을 편성한 신규 사업은 몇 개 되지도 않을 뿐더러 첫해부터 대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도 과천 공무원들은 포항 예산이라면 괜한 눈치를 봐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편 지역 출신 일부 공직자들이 구설에 오르고 있어 성실한 다른 동향 출신 인사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다이아몬드 사업에 대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인사청탁 건으로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방통위 정용욱 정책보좌역 등이 그런 케이스다. 현재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지만 각종 억측만 난무하면서 정권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고, 이는 고스란히 대구경북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여파 때문인지 정권 말기 지역 출신 인사들에 대한 평가에는 인색하다. 취임하자마자 터진 현대'농협 등 금융보안 사건 등을 대과 없이 해결하고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도 출렁임 없이 견딜 수 있게 리드하는 권혁세 금감원장과 하이닉스 매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장직까지 던진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 등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일예이다.
김희국 전 국토부 차관은 "일만 터지면 대구경북만 싸잡아 비난하는 정국에서 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흥을 내서 일할 분위기가 조성되겠는냐"며 "출신을 떠나 실력에 대해 냉정히 평가받는 공직 사회가 수립될 때 국가적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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