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청사가 위치한 과천에서 고위공무원 탈TK화가 심화되자 앞으로 지역 현안 추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감이 팽배하다. 정권 말기로 인한 레임덕 현상에다가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마저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이 같은 우려감이 현실화되지 않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현실이다.
지역은 특히 지역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이탈을 채워 줄 후임자가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 1급 이상 지역 인사들이 줄줄이 자리를 비우고 있지만 이를 채워줄 지역 출신이 없다는 것이다. 경북 출신의 한 공무원은 "지난 10년간 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주요 보직을 거치지 못했고 후배들도 키우지 못해 과장급 이하 이렇다 할 지역 출신 후배들이 없다"며 "당장 1급 이상 지역 출신 인사들이 대거 이동해도 그 자리를 채울 중간 계급의 지역 후배들이 부재한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고위급 지역 출신 인사들이 자리를 비울 경우 타 지역 출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고위급 지역 출신 인사들의 비중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류성걸 전 차관의 후임인 김동연 차관, 김규옥 실장 등이 모두 부산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또 재정부 내 핵심 보직인 예산실과 녹색성장기획단의 수장도 모두 부산이 연고지다. 이를 두고 재정부 일각에선 "부처 내 권력이 TK에서 PK로 이동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국토해양부 김희국 전 차관의 후임도 부산 출신인 주성호 차관이다.
지역 일각에선 걱정이 앞선다. 예산권과 SOC 사업권을 갖고 있는 부처 내 PK 인사가 급성장하면서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같은 사업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지난 번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지역과 부산과의 갈등이었다.
따라서 과천을 떠난 지역 출신 고위공무원들의 복귀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산하 기관으로 수평 이동한 인사들은 본청으로의 승진 이동과 총선 등 선출직으로 전향한 인사들은 반드시 당선돼 정치권에서 지원사격해야 한다"고 희망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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