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은지의 아름다운 골프문화] 골프와 휴대전화

초등학생까지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현실에서 골프장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11월 '탱크'최경주 선수는 CJ와 공동 주최로 자신의 이름을 건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이때 최경주 선수는 우리나라 골프 갤러리의 에티켓 문제를 지적하며 올바른 골프 문화와 참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골프대회에서 갤러리의 휴대전화 지참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 미국 투어와 유럽 투어에서는 갤러리의 휴대전화 지참을 허용하지만 사진을 찍더라도 미세한 셔터 소음도 들리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고,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는 휴대전화를 보유하기만 해도 퇴장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골프 갤러리의 에티켓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최경주 선수가 이 대회를 계기로 올바른 골프 문화 조성에 앞장선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프 여제'에서 '골프 사업가'로 변신한 소렌스탐이 한국을 방문했다.

소렌스탐은 그러나 최경주 선수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소리도 경기의 일부분이고, 프로선수라면 그것 역시 이겨 내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강한 멘탈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유명한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소리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나타내는 것은 골프하는 순간 들려오는 소리에 의해 경기내용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필자는 두 가지 의견이 플레이어(경기자)적 상황과 동반자(갤러리)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날씨, 건강, 코스 상태 등을 적응하듯이 동반자의 모든 예상치 못한 행동에도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동반자 또한 플레이어의 경기력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에티켓을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존 델리라는 골프 선수는 시합을 하며 스윙을 하는 순간 갤러리 셔터 소리에 놀라 타이밍을 놓쳐 스윙을 급하게 멈추다 갈비뼈에 금이 간 적이 있다.

나의 부주의로 생긴 소리가 플레이어에게 신체적 부상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골프장에서 소음에 대해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골프장은 사방이 트인 관계로 작은 소리도 멀리 잘 퍼진다.

가끔씩 시계 초침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잠 못 이루는 날이 있듯이 골프 중에는 기차가 지나가는 소음보다 정적 중에 울리는 휴대전화의 진동 소리가 더욱 크게 느껴져 마음이 분산될 때가 많다.

우리 모두 골프장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하자.

긴급한 상황에는 연락방법을 달리하더라도 자연 속에서 골프를 하는 순간에는 잠시 휴대전화를 잊고 동반자와 자유로움을 함께 나누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골프를 더욱 아름답게 즐겨보자.

프로 골퍼(비지니스 골프클럽)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