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화소재 만들다 섬유 스노체인 개발

지역중기 육성 국산화 성공…쇠사슬체인보다 성능 우수

㈜욱성은 수입에 의존해왔던 직물형 스노 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산업용 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욱성은 수입에 의존해왔던 직물형 스노 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 산업용 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중소기업인 ㈜욱성이 직물형 스노 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수입산 제품에 의존하던 직물형 스노 체인에 지역 주력 산업인 섬유가 뛰어들면서 산업용 섬유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26일 성주군 욱성의 공장 안은 섬유직물을 짜는 직기들로 가득했다. 흰실이 오가면서 만들어낸 직물은 마치 쿠션을 가진 것처럼 두께가 있었고 거미줄처럼 엮인 듯한 그물망 구조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이 직물을 이용해 자동차의 스노 체인을 만든다"며 "그동안 쓰이던 쇠사슬, 우레탄 등을 이용한 체인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의 제품을 섬유로 만들어낸 것이다"고 밝혔다.

욱성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 겉면 소재를 만들어왔다. 신축성과 내구성을 갖춰야 하는 운동화가 점차 통기성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욱성 역시 고기능성의 직물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춰왔다. 김동은 상무는 "운동화의 내구성이 좋아지면 그만큼 오래 사용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구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때마침 직물형 스노 체인을 만드는 유명 해외 업체의 제품을 보면서 우리의 섬유를 활용하면 이보다 나은 것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후 욱성은 2006년 기술개발에 뛰어들어 2009년 시제품을 완성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했지만 판매망을 갖추지 못해 중견기업에 납품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스노우 마스터'라는 브랜드를 등록하고 홈쇼핑을 통해 자체적으로 판매했다"며 "지난해 '스노우 마스터'의 매출은 3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고기능성 섬유를 이용한 '스노우 마스터'는 기존의 쇠사슬과 우레탄 체인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회사측은 "무엇보다 장착과 탈착이 쉽고 휴대 및 보관이 용이하다"며 "등판 및 미끄럼방지기능이 쇠사슬 및 우레탄 체인보다 우수하며 도로파손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섬유 소재의 특성상 자동차의 구동축에 무리를 주지 않아 승차감이 좋은 점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이유다.

특히 스노우 마스터는 기존 직물 스노 체인의 단점을 보완해 3중층의 구조를 이루고 있어 강한 내구성과 높은 마찰력, 신축성, 충격흡수력 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욱성은'스노우 마스터'를 일본과 유럽 등 해외에 수출할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09년 독일인증기관 TUV 인증서를 획득했으며 일본과 중국, 유럽 등에서 특허도 받았다. 순수 국내 기술로 직물형 스노 체인을 만들어내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세계 시장도 두드리게 된 것.

하지만 욱성 측은 기능성 특수 섬유소재로 구성된 스노 체인의 실제 적용과 활성화를 위한 법령(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이 국내에 마련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기존제품 및 직물형 스노 체인에 대한 성능기준과 적용 차종은 물론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내구성, 빙판 등판능력 등 관련 규정이 미비한 상태라는 것. 김동은 상무는 "제품의 성능을 알려줄 기준도 없을 뿐더러 우리가 기준을 제시했지만 이를 테스트할 기관이 없다"며 "하루빨리 산업용 섬유의 성능을 실험하고 인증할 기관을 만들어 산업용 섬유의 활성화를 불러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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