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목서 철수하는 재벌, 다음엔 누가…

삼성·LG 3세 빵·순대집 중단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삼성과 LG 가문이 지배하는 회사가 일부 식품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주 최 부자의 예를 들며 상생을 강조하자 여론을 의식한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호텔신라는 커피'베이커리 카페인 '아티제'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호텔신라는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와 관련한 사회적 여론에 부응하고 상생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도 순대와 청국장 소매시장에서 철수를 밝혔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 씨가 회장을 맡고 있고 구 회장의 네 자녀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아워홈은 그동안 투자해 온 최신 설비와 영업망의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의 '포숑',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데이앤데이' 등 재벌가문 3세가 운영하거나 지분을 가진 빵집도 사업을 철수할 것인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중소기업계에서는 아티제와 아워홈의 시장철수 소식을 환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그동안 일부 대기업이 서민형 업종인 외식사업 분야에 진출해 서민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며 "삼성과 LG의 이번 철수가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에게도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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