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감성육아' 저자 김나운 씨 "잘 노는 아이가 적극적이고 공부도 잘해요"

마음을 헤아리고 인정하는 것이 주도적 아이로 키우는 감성육아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 감성육아'를 펴낸 김나운 씨는 아이를 충분히 사랑해주는 것이 감성육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제 '엄마 되기'도 쉽지 않은 시대다. 요즘 엄마들은 엄마 역할에 대해 큰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엄마들은 끊임없이 불안하다.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위해 좀 더 뭔가 해줘야 할 것 같다", "아이의 미래는 엄마가 만들어간다는데 불안하다"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 감성육아'(푸른육아 펴냄)의 저자 김나운 씨는 힘겨워하는 엄마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그의 감성육아 방식은 엄마들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준다.

"엄마 역할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엄마 역할만 하면 나머지는 아이들의 몫입니다."

김나운 씨는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해왔다. 고3인 딸, 고1 아들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십 수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해왔다. 지금은 잠시 그만두었지만, 그는 아이들과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출간한 책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 감성육아'는 그동안 수많은 아이를 지켜보면서 그가 내린 결론이나 마찬가지다. 그의 결론은 무엇일까.

"무엇을 하든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믿어주는 것이 감성육아의 핵심입니다. 부모로부터 감정과 존재를 인정받고 자란 아이는 어려운 상황도 극복해 나가죠."

그는 엄마와 아이의 표정만 봐도 가정의 분위기가 파악된다. 오랫동안 엄마들의 상담을 도맡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도 '남들보다 잘 들어주고 품어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할 만큼 푸근하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많은 사람을 관찰했다.

친척들과 이웃들은 속상한 일만 생기면 울면서 7남매 맏이였던 어머니에게 달려왔다. 어머니는 찬찬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이는 게 전부였다. 그러면 울면서 왔던 사람들은 환하게 웃으면서 돌아가곤 했다. 어머니의 들어주는 능력, 따뜻하게 품어주는 능력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치유가 되었던 것. 늘 집안은 객식구들로 붐볐다. 덕분에 김 씨는 어릴 때부터 온갖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살이 이야기를 어깨너머로 들을 수 있었다.

"인생이 별것 아니더라고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그 속내를 보면 곪아있을 때가 많아요. 사는 게 별게 없다 싶었죠. 그저 행복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왔어요."

김 씨는 주변에서 육아 상담자로 꼽힌다. 그가 생각하는 엄마 역할은 무엇일까? '편안하게 안아주고, 품어주고, 믿어주는 것'. 그의 말대로라면 엄마 역할이 정말 간단하고 쉽다. 하지만 그것을 엄마들이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엄마가 아이들에게 화내는 지점을 잘 살펴보세요. 그러면 그 지점이 엄마의 상처와 닿아있음을 알 수 있어요. 자기 안에 상처가 크니까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힘든 것입니다."

3세 이전의 무의식 세계는 평생을 좌우한다. 3세 이전에 방치된 적이 있으면 평생 버림받지 않으려고 조바심내며 살아간다. 그러니 엄마 역시 그 상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김 씨는 '내면의 아이'를 불러내 어루만지고 다독여주라고 조언한다. 그럼으로써 자기 자신을 치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엄마가 자기 자신을 치유하면서 아이에 대해서도 온전히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같은 이유로, 3살 이전 육아가 가장 중요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무조건 보듬어주고 다독여주세요. 초등학교 시절도 늦지 않았어요. 그래야 아이들이 '나를 인정하는구나, 내가 쉴 곳은 집이구나'라고 안심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바로 서야 공부할 수 있는 힘도 나는 거예요."

하루에 10분이라도 아이의 눈빛을 보며 온전히 투자하는 것, 그게 김 씨가 강조하는 엄마 역할이다.

그는 요즘 '사교육 광풍'에 대해 우려한다. 그는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무조건 자연 속에서 놀고, 함께 여행하는 것을 최고의 교육으로 꼽는다.

"잘노는 아이가 적극적이고 공부도 잘해요. 그것은 오랫동안 수많은 아이를 보면서 직접 느낀 결론입니다."

그 역시 아이들을 데리고 서문시장, 포도밭, 박물관 등으로 많이 다녔다. 사교육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

"우리 아이가 최고가 돼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세요. 아이의 고유 빛깔을 인정하고, 잘하는 하나라도 잘 살리면 돼요. 먼 미래의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잖아요. 성공의 목표를 조금만 낮추면 아이와 엄마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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