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축 대가 동물들에 한 수 배우기

동물의 건축술/ KBS 동물의 건축술 제작팀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인간의 삶에서 먹고 자고 쉴 수 있는 집이 중요하듯, 동물들에게도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둥지는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다. KBS 자연 다큐멘터리 '동물의 건축술' 제작팀은 동물들은 어떻게 둥지를 짓고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기상천외한 둥지를 찾아나섰다. 그리고 2010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방송영상 그랑프리 비드라마 부문 대통령상, 차이나 드래곤 어워드 실버드래곤상 등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자연 다큐멘터리에 새 역사를 쓴 작품이 됐다.

이 책은 영상으로 미처 담지 못한 동물 건축가들과 그들의 건축술 이야기, 그리고 촬영 뒷이야기를 실었다. 건축이 인간의 전유물로 생각한 것이 얼마나 큰 편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탁월한 동물 건축가들을 한데 모은 이 책은 화려한 사진 자료를 통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전문지식을 친근한 입말로 풀어내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지형을 이용해 댐을 만드는 비버, 동료의 허리를 물어 개미 로프를 만들어 집을 짓는 베짜기개미 등 주어진 환경을 활용하는 지혜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한편 칼새 둥지를 보호하며 유명해진 태국의 왓총롬 사원과 100마리가 넘는 새들이 한 집에서 살 수 있게 만들어진 남아공의 집단베짜기새 둥지는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문제를 다시금 고민하게 한다.

여름에는 에어콘이, 겨울에는 전기 난방 시설이 필요 없는 호주 멜버른 시의회 건물은 흰개미집의 환기시스템을 모방해 설계되었다. 확실히 자연은 인간의 스승이다. 364쪽, 1만6천원.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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