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돌' 다이아몬드는 콩알 크기만 해도 가격이 엄청나다. 시중에서 등급에 따라 1캐럿에 400만 원~1천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1캐럿이라고 해봐야 무게가 0.2g에 불과하다. 10, 20캐럿의 다이아몬드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평생 구경하기도 힘들지만 고작 무게 2~4g의 탄소결정체일 뿐이다.
다이아몬드는 승리와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이기에 누구나 좋아하기 마련이다. 옛날부터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고 이를 둘러싼 추악한 쟁탈전이 빈발했다. 다이아몬드는 소유자에게 즐거움보다는 불행을 몰고 온 경우가 훨씬 많았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1789년 프랑스혁명을 촉발시킨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기 사건'이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기 피해자였지만, 최고급 다이아몬드 647개로 만든, 총중량 2천800캐럿의 목걸이를 놓고 벌인 귀족 부인의 사기극은 굶주린 민중을 분노케 했다.
호프(Hope) 다이아몬드도 불행을 몰고 오는 것으로 유명한 다이아몬드다. 45.52캐럿의 푸른색 다이아몬드로, 인도에서 황무지를 경작하던 농부에 의해 발견된 이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손을 거쳐 1830년 아일랜드의 헨리 호프(Henry Hope)가 소유하면서 그 이름을 갖게 됐다. 소유자들은 살해되거나, 고문당해 죽거나, 이리에게 잡아먹히거나, 천연두에 걸려 죽거나, 자살하거나, 익사하거나, 정신이상을 일으켰다. 마지막 소유주가 1958년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저주도 끝났다.
요즘 한국에서도 '다이아몬드 스캔들'로 시끄럽다. 외교통상부가 2010년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 매장량을 과장해 발표하고 외교관의 친인척들이 자원 개발 업체의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것인데 정말 한심스럽다. 권력 실세 2명이 그 업체의 신주인수권을 싸게 받았다는 얘기도 나오는 모양이다. 한국에서 다이아몬드는 부패'비리의 매개체 비슷하게 인식돼 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검사 출신의 감사위원이 로비 대가로 물방울 다이아를 받았다가 구속됐고, 1980년대 초반 '대도 조세형'에게 물방울 다이아를 도둑맞고도 신고조차 하지 않은 권력자의 얘기는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접할 일 없는 서민들로선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1캐럿은 고사하고 5부 정도 크기라도 집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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