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게 며칠 따뜻하다 싶더니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겨울에 내리는 비라기보다는 봄을 알리는 봄비처럼 내리고 있다. 날씨도 따뜻하여 비가 그치고 나면 정말 봄이 올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본다고 아파트 뒤편 산에 새벽에 올라갔다가 해돋이는 못 보고 공짜로 나눠주는 떡국을 어렵사리 줄서서 먹은 지가 20여 일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봄이 온다면 허탈할 것이다. 매번 작심삼일로 끝나는 계획이 어떤 것이 있나 조사해 보았더니 다이어트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규칙적인 운동, 자기계발, 금주와 금연 등의 순이었다고 한다. 나도 새해 세운 계획이 작심삼일은 고사하고 작심삼십분으로 변한 지가 오래 되어간다.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함께 모이는 즐거운 설날이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듣기 싫은 말을 할 때가 있다. 한 온라인 취업포털에서 구직자와 직장인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날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다.
구직자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은 "아직 취업 못 했니"와 "아무개는 좋은 회사 들어갔다"는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직장인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결혼 언제 하느냐"와 "돈 좀 모았느냐" 등이라 한다. 병원에서도 설날쯤에 덕담을 한다고 올해는 시집가야지 하면 정말 싫어하는 직원이 있다. 그리고 어떤 직원은 "원장님 말로만 하시지 말고 좋은 사람 좀 소개시켜 주세요!"하여 무안한 적도 있었다.
2012년 새해에 꼭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조사하였더니 1위로는 물가안정 및 경기활성화였고, 다음으로는 취업난 해소, 부동산 가격 안정, 빈부의 양극화 해소 등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현재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다.
새해에 치과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면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아마 "치료가 잘못된 것 아니냐" "안 해도 되는 것을 치료한 것 아니냐" "다른 병원보다 비싸다" 등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밥 잘 먹고 있다" "인상이 달라졌다" "자신 있게 웃을 수 있다" 등일 것이다.
올해에는 듣기 싫어하는 말보다는 듣고 싶은 말을 많이 듣는 치과의사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정진하여야 할 것 같다. 지난해에 감사하고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보는 새해에 모두가 온화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말을 주고받아 올해는 듣고 싶은 말만 들은 날들로 기억되길 빌어본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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