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장 많이 걸리는 갑상선암

여성 1위·남성 6위…흔한 만큼 예후도 좋은 '착한 암'

갑상선암은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이 1999년만 해도 11.9명에 그쳤으나 2009년엔 93.5명에 이를 만큼 급격히 늘었다.
갑상선암은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이 1999년만 해도 11.9명에 그쳤으나 2009년엔 93.5명에 이를 만큼 급격히 늘었다.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것을 갑상선 결절이라 한다. 갑상선 결절은 혹의 성장에 따라 양성결절과 악성결절(암)로 나뉜다. 대개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 5~10% 정도가 암으로 추정된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천천히 자라고, 예후(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좋은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갑상선암이 예후가 좋은 건 아니다. 예후가 좋더라도 치료를 안 하면 성대나 식도 같은 주위 조직에 침투하거나 다른 곳으로 암세포가 퍼져나갈 수도 있다.

◆국내 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9년 국가암환자 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의 19만2천561명 중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3만1천977명)이었다. 특히 여성에서 1위, 남성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진행 정도는 남녀 간 차이가 없고, 남성이 여성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남녀 통틀어 40대가 31.8% 정도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5.7%, 30대가 19.8%였다.

최근 한 자료에 의하면 30대 이하 환자가 30%를 넘어섰다고 보고됐다. 이처럼 평균 발병연령이 다른 암에 비해 10년가량 이르다. 환자가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암 진단 기술이 발전하고 조기 검진을 받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 없어

갑상선암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갑상선 내 여포세포에서 생기는 유두암, 여포암, 역형성암이 있고 여포세포 외에서 생기는 수질암, 임파암 등이 있다. 유두암은 수술만 받으면 완치율이 높아 예후가 제일 좋다. 대부분 갑상선암 환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역형성암은 60대에 많이 발생한다. 역형성암은 전체 갑상선암 중 2~5% 정도이나,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빨라 수술로 손쓸 새도 없이 대개 진단받은 후 1년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원인은 아직 없다. 크게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원인으로 나뉜다. 수질암이나 일부 유두암 같은 종류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생기므로 가족력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방사선에 노출된 병력이나 섭취하는 음식 중 요오드 결핍 혹은 과잉, 양성 갑상선 질환 병력 등을 들 수 있다.

80% 가까이 특이한 증상이 없다. 갑상선암은 전형적으로 통증이 없는 목의 결절로 시작되기 때문에 ▷매우 단단하게 만져지는 결절이 있거나 ▷주위 조직과 붙어 잘 안 움직이는 결절이 있을 때 ▷결절에 동반돼 목의 림프절이 만져질 때 ▷결절에 동반된 목소리 변화나 호흡곤란 등이 있을 때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초음파 검사를 비롯해 CT 검사, 갑상선 스캔 검사, 요오드 전신 스캔, 최근 많이 하는 PET 검사로 진단한다. 이 중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하고, 진단율도 가장 높다. 조직 검사로 암 여부를 확진하는 게 필요하다.

◆수술이 가장 근본적 치료법

수술이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반 절제술은 한쪽에 국한된 암일 경우 시행한다. 하지만 ▷암 크기가 1㎝를 넘거나 ▷다발성 경향을 보이는 경우 ▷주위 조직에 번졌거나 ▷임파선 전이가 있는 경우 전 절제술을 한다.

대개 수술을 포함해 3, 4일간 입원한다. 영남대병원 외과 최정은 교수는 "수술로 암과 주변 임파선 조직을 제거한 후 보조요법으로 방사선치료를 하고, 갑상선 호르몬 약을 복용한다"며 "약을 통해 외부에서 호르몬을 보충함으로써 갑상선 자극호르몬을 통제해 암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목에 생길 수 있는 흉터 때문에 최근에는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해 접근하는 내시경적 절제술이나 로봇 수술도 많이 시행한다.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알려진 음식은 아직 없다. 균형 잡힌 식사로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비만을 예방하는 게 필수. 수술 후 대략 1, 2개월 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무리가 없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영남대병원 외과 최정은 교수(유방내분비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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