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월은 윤달…예식장 울고 장의업 웃고

3년만의 윤달에 업계 희비

윤달에 결혼을 하면 부부 금슬에 문제가 생기고, 수의준비나 이장을 하면 집안이 평온하다는 속설 때문에, 윤달(4월 21일~5월 20일)을 앞두고 예식장 예약이 없는 웨딩업계는 울고 수의를 사려는 사람이 몰리는 장의업계는 웃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윤달에 결혼을 하면 부부 금슬에 문제가 생기고, 수의준비나 이장을 하면 집안이 평온하다는 속설 때문에, 윤달(4월 21일~5월 20일)을 앞두고 예식장 예약이 없는 웨딩업계는 울고 수의를 사려는 사람이 몰리는 장의업계는 웃고 있다.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윤달에 웃고 울고'

3년 만에 돌아오는 윤달을 앞두고 업계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윤달에 결혼을 하면 부부 금슬에 문제가 생기고, 수의(壽衣)준비나 이장(移葬)을 하면 집안이 평온하다는 속설 때문이다. 올해 윤달은 4월 21일에서 5월 20일 사이로 이 기간 동안 예식장 예약률은 바닥을 치고 있는 반면 장의업계는 대목을 맞았다.

대구지역 예식업계에 따르면 1월 현재 예식장 예약은 1~4월 초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6월은 20%가량 예약률이 증가했다. 특히 3월은 대부분의 예식장의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예비부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5월의 경우 윤달 때문에 예약률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예식장 관계자는"예년에는 5월에 식장을 잡으려면 최소 6개월 전에는 예약해야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올해는 5월 예약이 일주일에 많아야 1건이라 상반기는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윤달에 예식이 잡힌 커플들은 대부분 기독교를 믿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3월 이후부터 시작돼 5월에 피크를 이루는 결혼시즌이 올해는 한두 달 앞당겨지면서 유통업계의 혼수 특별행사도 빨라졌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3일부터 '2월 웨딩 대전'을 마련했다. 보통 3월에 진행했던 웨딩대전을 올해는 한 달 빨리 준비했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도 1월 말에서 2월에 혼수가전 관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흑룡의 해'라는 이점 때문에 결혼을 하려는 예비부부들은 많지만 윤달은 피하려고 하면서 1~3월 사이 혼수를 준비하는 고객들이 크게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유통업계에 혼수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의업계는 윤달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윤달에 수의를 구입하면 장수한다', '손없는 달이라 묘를 옮기면 좋다'는 속설로 수의를 구입하고 이장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한 장의업체에 따르면 윤달에는 수의 주문이 평상시보다 4, 5배 이상 증가한다. 특히 올해는 어버이날이 윤달에 끼어있어 부모님의 장수를 기원하며 수의를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 다른 윤달보다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문시장에서 수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지난해 연말부터 전화로 수의 주문을 예약하거나 가격을 문의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부모님에게 효도선물로 찾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장 계획을 사람들도 많다. 시립화장장인 명복공원에는 벌써부터 윤달에 이장을 계획하고 화장 비용이나 절차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명복공원 관계자는 "윤달까지 기간이 남아있어 예약은 아직 없지만 예년 윤달에는 평소보다 2배 넘게 개장 유골 화장이 늘어나기 때문에 올해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윤달이란-윤달은 음력 12달이 양력보다 11일이 짧아 계절과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한 달을 끼워 넣은 것.

윤달은 통상'썩은 달'이라고 해서 "하늘과 땅의 신(神)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으로 불경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수의나 이장을 하는 풍습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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