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먹통 경주 교통정보센터…72억 들인 시설 자물쇠

시의회 "시기 상조" 예산 삭감…운영 맡은 경찰도 뒷짐

경주교통정보센터 건물이 2007년 완공됐지만 예산 확보를 못해 내부설비공사가 미뤄지면서 4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채수기자
경주교통정보센터 건물이 2007년 완공됐지만 예산 확보를 못해 내부설비공사가 미뤄지면서 4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채수기자

2007년 경주시 천북면 신당리에 들어선 '경주 교통정보센터'가 4년째 방치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통정보센터는 교통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도시에 설치해 신호기와 감지기, CCTV, GPS 등 첨단 전산장비를 통해 모은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알려주는 교통시스템이다.

경주시는 2007년 31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물을 완공하고, 41억원을 추가 투입해 2009년 6월 진입도로, 부지, 관로 공사 등을 완료했다.

그러나 건물만 완공한 채 운영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종합정보센터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준공된 지 만 2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출입문은 굳게 닫힌 채 인기척을 찾아볼 수가 없다. 또 건물이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곳곳에 건축자재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

경주시는 건물이 완공된 이후 정보센터로서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201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2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시의회에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교통정보센터가 아직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해 종합정보센터 구축 사업은 불투명하게 됐다.

게다가 건물 완공 후 운영주체가 될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주시 한 관계자는 "센터 운영은 경찰이 하기 때문에 경북경찰청과 경주경찰서 등에서 관심을 갖고 시의회와 간담회를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도 방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특히 "경주는 경부고속도로와 연계되는 7번 국도와 4번 국도가 관통하는데다 각종 국제행사와 계절별로 관광수요가 많아 교통정보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비지원 방안 등을 찾아 이왕 완공된 건물이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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