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오늘, 베트남 사이공에서 사진 한 장이 미국 AP통신 본사에 전송됐다. 다음 날 전 세계 신문들은 일제히 이 사진을 '베트콩 사형집행'이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에디 애담스 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베트남 경찰이 체포된 베트콩을 거리에서 권총으로 즉결처분한 장면이었다. 반전운동의 기폭제가 된 특종이었다.
사형집행자는 베트남 경찰국장 응웬 녹 로안(1930~1998) 장군이었고, 왜소한 체격의 사망자는 베트콩 장교 응웬 티 롭이었다. 베트콩의 구정 대공세로 사이공에서 수천 명이 죽은 아비규환의 현장에서였다, 이 베트콩 간부는 베트남 군인(대령)과 부인, 어린아이들까지 살해했다가 붙잡혀 즉결처분된 것이다.
응웬 장군은 평생 '악랄한 살인자'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월남 패망 후 가족과 함께 탈출해 미국 워싱턴에서 피자 가게를 열었지만 곧 정체가 밝혀졌다. 비난 여론이 쇄도하자 숨어 살았다. 암으로 죽은 후 그에 대한 재평가가 쏟아졌다. '다른 베트남 군인과는 달리 청렴결백했고, 민족주의자였으며 자신의 업무에 열정을 다했다.'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에디 애담스도 뒷날 그와 가족을 찾아가 사과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영원한 정의는 없는 모양이다.
박병선/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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