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외대 '태권V 4인방'…민족무예 세계에 알린다

국기원 시범단 공개선발…한 학교서 4명 동시 합격

태권도의 화려함을 세계 곳곳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는 영남외국어대 출신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4인방이 힘차게 지르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찬석·박성현·이정우·권상철 씨. 최두성기자
태권도의 화려함을 세계 곳곳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는 영남외국어대 출신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 4인방이 힘차게 지르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찬석·박성현·이정우·권상철 씨. 최두성기자

"태권도의 화려한 기술로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겠습니다."

영남외국어대 태권도과를 졸업한 오찬석(25)'권상철(21)'이정우(21) 씨는 지난해 12월 국기원의 태권도 시범단 공개 선발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세계 30여 개국을 순회하며 태권도로 한국 문화를 알리고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는 시범단 선발에 전국에서 250여 명의 태권도 고수들이 몰려들었다. 최종합격자 47명(여자 7명 포함) 중 한 학교 출신이 한꺼번에 3명이나 뽑힌 건 영남권에서는 영남외대가 유일했다. 이에 앞서 박성현(25) 씨가 결원보충 시험에 합격, 영남외대는 지난 한 해 졸업생 4명이 국기원 시범단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태권도과로서도 2001년 개설 이후 가장 큰 경사였다.

31일 영남외대 체육관. 태권도 시범에 열중인 학생들 틈에 태권도시범단 4인방도 함께 있었다. 이들은 학교 측의 배려로 졸업 후에도 학교에서 합숙하며 운동을 해오고 있다. 더욱이 12일 국기원 소집을 앞두고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훈련에 열중했다.

1년 가까이 시범단에서 활동한 박성현 씨는 "힘든 수련과정을 거치지만, 해외 순회 시범 때 공중회전과 격파 등 날렵하고 화려한 태권도 기술에 매혹된 외국인들의 '원더풀' 세례에 자부심을 느꼈다"며 "앞으로 더욱 멋진 기술을 개발하고 다듬어 태권도가 세계최고의 무예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태권도 시범은 품새, 호신술, 약속겨루기, 파워격파, 공중격파, 회전격파, 태권체조 등 태권도 겨루기 경기에서 볼 수 없는 무예 태권도의 종합예술이다. 튼튼한 기초체력 없이는 소화할 수 없는 동작들이 즐비하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최고권위의 시범단원이 됐다고 해서 기회가 마냥 주어지는 건 아니다. 매주 토요일 소집훈련을 하고, 시범 일정이 잡히면 다시 모여 호흡을 맞추지만, 평소 조금만 나태하면 수시로 시행하는 평가에서 탈락하기 십상이다. 명예가 주어지는 만큼, 혹독한 자기 수련은 스스로의 의무다.

첫발을 내딛는 신입단원들의 발차기가 더욱 매서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상철 씨는 이번 국기원 시험에서 540도를 돌며 3단계로 나눠 차는 격파 솜씨로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찬석 씨는 10회 연속 후리기의 주특기를 지녔고, 이정우 씨는 장애물을 넘어 공중 3단 격파가 일품이다.

태권도과 조동희 교수는 스승이자 어른으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기숙사에서 시범단원들과 함께 생활하는 조 교수는 "왕성한 혈기에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젊은 나이 때 자칫 곁눈질을 하게 되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게 된다"며 "강한 정신력과 반듯한 예의만큼은 젊은 제자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태권도과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로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덕분에 이 학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2007년 처녀 출전한 세계태권도 한마당에서 청'장년 여성부 호신술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품새와 태권체조에서 전국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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