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식 한나라당 개혁'의 핵심인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인선안이 발표되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이나 법조 출신이 많다는 점에서 '도로 법조당'이나 철저하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중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서부터 계파갈등을 예고하고 있다는 등 인선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특히 공천을 통한 대대적인 변화와 쇄신을 기대해오던 당내에서조차 '박근혜 인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 위원장 주변 인사의 추천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공천위 인선은 외부는 물론 당내 인사까지 박 위원장이 직접 낙점했고 "사회 각 분야에서 존경받고 국민 눈높이에서 공정하게 공천심사를 해줄 분들을 모셨다"는 설명까지 박 위원장이 곁들였지만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도 자신과 같은 김종인, 이양희, 김세연 위원 등 '2세 정치인'을 선호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마당에 공천위도 그런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정홍원 공천위원장과 정종섭 부위원장 및 권영세 사무총장 등 공천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3인방이 모두 검찰출신이거나 법학자 등 사법고시 출신이라는 점은 한나라당이 그동안 탈피하려고 해 온 '법조당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돌고 돌아 다시 법조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18대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을 서울지검장을 지낸 안강민씨가 맡으면서 38명의 법조인을 국회에 입성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정 위원장이 이철희·장영자, 수서택지비리 사건 등을 처리한 특수수사통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사 시절에도 비리에 단호하게 한분" 이라며 "공정한 기준에 맞는 공천을 할 사람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 위원장도 "박 위원장과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나 일주일도 더 전에 박 위원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공천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며 "쓴잔을 마시는 용기와 신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위원장 직을 맡기로 했다"고 발탁배경을 밝히고 나섰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박 위원장이 자신과 인연이 없는 인사들로 공천위를 구성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핵심인사들은 사실상 친박계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박 위원장과 친박계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미칠 수 밖에 없는 인사라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허태열 전 최고위원은 물론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 등 친박계 핵심인사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정종섭 부위원장은 유승민 전 최고위원 및 주성영 의원 등과 고교 동문사이인데다 권영세 사무총장과도 친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또 한영실 숙대총장도 인천 출신인 한 친박계 핵심 인사와 절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도 친박계 인사의 추천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당애 인사인 현기환 의원과 이애주 의원이 공천위에 포함된 것에 대해 '대표성이 없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계파색이 강한 현 의원을 공천위에 넣으면서 친이계는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르면서 공천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정치 문외한들을 대거 투입한 것은 국민눈높이가 아니라 사실상 박 위원장의 공천 의중을 십분반영하겠다는 의도도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원희룡 "대통령 집무실 이전, 내가 최초로 제안"…민주당 주장 반박
한동훈 "尹 대통령 사과, 중요한 것은 속도감 있는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