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통장을 갖고 계시나요."
은행 통장이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이 불러온 결과다. 금융회사마다 앞다퉈 통장이 필요없는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100년 이상 은행 저축을 입증해 온 통장이 스마트폰과 인터넷 발달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통장을 구시대 유물로 밀어낸 주범(?)은 단연 스마트폰이다.
간단한 가입 절차 덕분에 굳이 은행 지점을 찾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해당 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끝이다. 은행 창구 직원과 면대면 접촉도 필요없다. 은행으로서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금융소비자는 굳이 은행 지점을 찾지 않아도 된다. 은행은 줄인 인건비를 고객에게 돌려준다. 약 0.5%포인트 정도의 이자율 이득을 볼 수 있다. 적금의 이율은 예치기간이 은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년 상품의 경우 최고 연 4.5~4.7%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가입 절차와 이자 혜택 덕분에 스마트폰을 이용한 계좌의 가입 건수와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KB국민은행의 스마트폰 계좌수 증가세다. KB스마트폰 예'적금 계좌수 추이를 보면 2010년 12월 1만8천474계좌(231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6월에는 5만6천868계좌(2천926억원)로 금액으로는 10배 이상 늘었다. 상승 추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져 지난달 25일 기준 15만2천791계좌(9천698억원)로 1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다. 통장 발행을 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비용도 던다. 통장 개당 제작 비용이 2천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3억원가량을 아낀 셈이다.
이는 시중은행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지역 대표은행인 대구은행도 통장이 사라지는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사이버독도지점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지점을 만든 대구은행은 네티즌 통장 등 통장을 발급하지 않고도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는 것.
하나은행이 최근 내놓은 서비스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편리한 송금이 눈에 띈다.
역시나 통장의 존재 가치는 없다. 하나은행은 '하나N월렛'이라 불리는 선불 결제식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계좌 번호를 몰라도 휴대폰 번호만 알면 송금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특정 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게 장점이다.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하나N월렛'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다운받으면 개인별 가상계좌가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으로 보낼 사람의 전화번호를 선택하고 보내고 싶은 금액을 누르면 받는 사람에게 '출금용 인증번호'가 전송되는데 이 인증번호를 하나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입력하면 바로 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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