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고가는 蘭속에 보수대통합 꽃필까

박근혜·이재오 생일난 보내…유승민, 이회창 집에서 독대

'빅텐트론'을 일부 실현한 민주통합당에 맞서기 위한 보수진영의 대통합 시도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장면1=2일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친이계 좌장이라는 이재오 의원의 귀빠진 날이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환갑, 이 의원은 67세 생일이었다. 1일 박 비대위원장은 먼저 이 의원에게 '생신을 축하합니다'라고 쓰인 양란을 보냈고, 다음날 이 의원도 같은 화환을 보냈다. 최근 박 비대위원장은 한 친박계 원로를 만난 자리에서 "이재오, 홍준표 같은 사람을 내치면 안 된다.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취지의 조언을 들은 터였다.

이 의원과 박 비대위원장이 서로 축하한 것을 두고 당 내부에서는 계파화합에 박 비대위원장이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보면서 '보복 없는 공천' '공정 공천'을 조심스레 이야기하고 있다. 18대 총선 당시 '친박계 공천 학살' 배후자로 불렸던 이 의원은 최근 일부 비대위원으로부터 'MB측근 용퇴론'이라는 공격을 받아온 터였다.

▷장면2=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의원이 설 연휴 직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집으로 찾아가 독대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의 '외연 확장'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 이야기와 맞물려 증폭 효과도 보았다. 이 전 대표 측은 유 의원이 24일 방문해 약 1시간가량 만났고 보수의 위기와 극복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계속되는 좌클릭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일 유 의원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에게는 늦었지만 설 인사하러 간 것이며 매년 새해 인사를 가고 있고 이번에도 다른 차원의 방문은 아니었다"며 "평소에도 두어 달에 한 번씩은 꼭 찾아뵙는다"고 밝혔다. 보수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보수대연합 여부에 대해서는 4'11총선 이후라고 못박은 상태다. 유 의원은 2000년 2월 이회창 총재가 발탁해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냈고 이 총재를 보좌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다.

한편 박 위원장은 2일 비대위 회의에서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과 관련, "합당을 계기로 큰 틀에서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모든 분들이 국가발전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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