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집적회로 발명 잭 킬비

1959년 오늘 미국 특허청에 '현대 IT문명의 씨앗'이 된 한 기술 특허가 출원됐다. 인류의 삶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시킨 집적회로(IC: Integrated Circuit)이다. 출원자는 당시 텍사스 인트스루먼트(TI)사의 잭 킬비(1923~2005). 그보다 174일 늦게 같은 특허를 신청한 페어차일드 반도체의 로버트 노이스(1927~1990)와 함께 IC의 발명자로 꼽힌다.

IC는 킬비의 동료들이 휴가를 떠나 텅빈 연구실에서 탄생했다. 당시 신입사원으로 휴가를 갈 처지가 못 됐던 킬비는 혼자 남아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던 중 트랜지스터, 저항기, 콘덴서 등 전자제품 작동에 필요한 소재를 단일 칩으로 구성한 뒤 내부에서 회로로 연결, 즉 집적(集積)한다는 혁명적 착상을 하게 된다. 전자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렇게 해서 가능해졌다. 특허 출원에 앞서 1958년 9월 시제품이 만들어진 IC는 1960년에 소비자 평가를 위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선보였다. 로버트 노이스의 IC는 출원 시기는 늦었지만 회로 연결에서 더 기술적 우위가 있었다. 이 때문에 특허는 로버트 노이스가 킬비보다 3년 2개월 먼저 받았다. 이후 양측은 10년간의 법적 분쟁 끝에 서로 권리를 인정하고 특허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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