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대학 대(大)관음사는 3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다. 금강반야바라밀경은 쉽게 말해 '금강경'을 의미한다. 불교 경전을 영어로 강의한다는 자체가 이색적이다. 굳이 왜 불교 경전을 영어로 강의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 강의를 맡은 이는 우성연(61) 법사다.
우 법사는 2006년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국제포교사' 품수를 이수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국제포교사는 국내 및 해외에서 외국인이나 해외단체를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수행하는 조계종 소속 승려나 신자를 가리킨다. 조계종에서 외국인 포교 및 한국불교의 국제화를 위해 만들었으며 일정한 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준다.
우 법사는 4년째 한국불교대학에서 금강경 영어 강좌를 책임지고 있다. 영어 강좌라고 해서 특별한 이들이 수강하는 것이 아니다. 불교 신자나 일반인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우 법사는 금강경을 영어로 강의하면 경전의 의미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산스크리트어로 정리된 불교 경전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한문으로 번역됐죠. 이것이 우리나라로 오면서 그대로 사용됐죠.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 경전은 한문을 음차로 정리해놓았죠. 그렇다 보니 상당수 신자는 경전을 읽으면서도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죠." 우 법사는 예를 들었다. 금강경의 1장 첫 부분에 '如是我聞'(이처럼 나는 들었다는 뜻)이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일반 금강경에는 '여시아문'으로 표기돼 있다는 것. 많은 신자가 음차만을 읽기 때문에 의미 파악을 제대로 못 한다고 했다.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Thus I have heard'가 되고 의미 전달이 잘 된다는 것이 요지다.
"한글은 소리글자인 반면 영어는 소리와 뜻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전의 난해한 뜻을 표현하기가 수월하죠. 또 전 세계적으로 영어로 번역된 경전이 수없이 나와있고요. 한글은 어휘 수가 많지 않아 경전의 난해한 뜻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죠." 이런 이유로 영어로 강의하는 금강경 강좌를 들은 이들은 경전의 의미가 훨씬 쉽고 이해하기 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우 법사는 지난 3년간의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영어와 한문, 한글 등 3개 언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금강경 교재를 펴내기도 했다.
금강경은 조계종에서 가장 기본서가 되는 소의경전(所依經典)이다. 금강경은 선(禪)에 관한 것인데 그 핵심은 지혜와 수행이라고 했다. 지혜를 실천해서 깨달음을 얻는 종교가 불교이기 때문에 지혜의 경전인 금강경이 가장 근본이 된다는 것. '금강반야바라밀경'도 지혜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금강경이 하나의 휴식처가 될 수 있어요. 금강경을 계속 읽고 이해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라앉죠.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 마음의 평화를 얻고 결국 행복을 얻을 수 있어요."
글'사진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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