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경제 행복지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대한민국 경제적 행복지수 평가 결과 지난해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 행복지수는 37.8로 2008년 하반기 33.6 이후 가장 낮았다.
불과 1년 전 2010년 하반기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위를 차지했던 대구 경제 행복지수(46.7)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국 평균보다 높아 체면치레는 했지만 41.5까지 떨어졌다.
경제적 행복지수란 개인이 경제적 요인과 관련해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에 대한 평가다. 경제적 안정, 경제적 평등, 경제적 불안 등의 요소를 지수화해 종합적으로 산출하는 것으로, 국내총생산(GDP) 중심의 획일적 성장 평가 방식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비롯됐다.
GDP는 2차대전 전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전 세계로 보급됐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GDP 성장을 경제정책의 목표로 설정하고 1인당 GDP를 통해 각 나라의 발전수준을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GDP는 경제적 수량을 측정하는 지표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민의 행복과 같은 총체적이고 질적인 부분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시각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GDP에 대해 과도하게 의존하면 결국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현실과 정책이 서로 괴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해 말 2010년 지역내총생산(GRDP) 분석에서도 비슷한 오류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의 2010년 지역소득(잠정) 추계결과 발표에 따르면 대구 GRDP는 36조3천억원(전국의 3.1%, 10위)으로 전년에 비해 3조5천억원 증가했다.
대구시는 GRDP 기준으로 18년 연속 전국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실질경제성장률은 7.2%로, 전년 -4.4%에 비해 11.7%나 증가하며 경기 회복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십수 년째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구 제조업 경기가 지난해 모처럼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호조세(23.5%)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잘나가는 제조업과 달리 지역 자영업의 행복 지수는 급추락하고 있다. 물가 고공행진에다 수출과 내수 양극화 및 서비스업 부진, 창업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자영업 부채 압력으로 자영업 몰락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대구경북 자영업 취업자 수는 75만 명 선으로 전국 자영업 취업자의 12.5%를 차지해 전국 평균 10.6%보다 높은 수준이고, 지역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 관련 종사자 비중은 대구 25.8%, 경북 33.3%로 전국 25.3%보다 높은 상태다.
반면 지역 자영업 종사자의 주당근로시간은 전국과 지역 평균보다 2~4시간 많고, 월평균 임금은 156만6천원으로, 전국 전체 평균 임금의 72.5%, 지역 전체 평균 임금의 79.1%에 머물고 있다.
지역 자영업 종사자는 평균교육년수가 낮고, 인력교체가 더디며, 저학력과 고연령대(60대 이상 17.5%)로 구성돼 있는 등 여러 조건이 취약한 상태다.
하지만 대구경북 경제 정책은 여전히 단체장 치적 중심의 제조업 위주로 몰려 자영업 육성은 나 몰라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대구시의 2012년 시정 목표 동고동락(同苦同樂)이 대표적이다. 언뜻 행복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해 보이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동고동락 실현을 위한 첫 번째 중점 사업은 2014년까지 6조원을 투자유치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제조업 중심 전략으로 서민 경제 활성화 부문 계획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동고동락을 비롯한 지자체 경제 행복 정책이 결국 말장난에 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해 영세 자영업 종사자들의 경제행복지수부터 끌어올려야 할 때다.
이상준/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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