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포기가 맞다

새누리당이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시'군'구 기초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국회의원 공천권 행사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 비대위 정치쇄신분과가 마련한 것으로 비대위 전체회의를 거쳐 당헌'당규 개정안에 포함시킬 계획인 모양이다. 공천과 관련한 각종 부작용과 이에 대한 지적을 외면해온 여당이 총선이 다가오자 뒤늦게 내놓은 개선책이다.

민주정치의 근간은 정당이다. 정당은 또 선거 참여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정당의 지방선거 참여는 정치의 발전과 집행 기관에 대한 효율적인 견제, 유권자의 후보 선택 용이 등 이유로 도입됐지만 논란도 많았다. 1991년 첫 지방의회 출범 땐 광역의원만 정당공천을 했다. 이어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정당공천이 허용됐다. 그 결과 공천권이란 칼자루를 쥔 정당과 국회의원은 '주인'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됐다. 지방의원과 단체장은 그들의 '하수인이자 몸종'으로 전락했다. 이에 맛 들인 정치권은 2006년부터 기초의원 선거에도 정당공천제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공천 장사, 공천 헌금 비리 등 각종 부작용과 후유증도 이어졌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2월 밝힌 2006~2010년 6월 현재 광역의회 94건, 기초의회 229건의 사법 처리 현황은 그 한 증거이다. 이에 지난해 11월 전국 228개 지방의회 의원들이 정당공천제 폐지 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달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그간 주장해왔던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재천명했다.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의 제한이 아니라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 이를 입법화하는 것이 맞다. 공천권 제한이란 꼼수일 뿐이다. 정치 신인들의 주장처럼 더 이상 지방의원과 단체장을 '똘마니'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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